왜 그럴까? 뇌를 알면 해답이 보인다.
사람의 뇌는 호흡 온도조절 등 생명의 기본활동을 맡는 ‘원파충류뇌’, 감정 및 기억과 연관된 ‘옛포유류뇌’, 추상적 사고와 판단 등을 주관하는 ‘새포유류뇌’ 순으로 진화했으며 실제 발달단계에서도 비슷한 순서를 거친다.
즉 수정 6주부터 뇌가 분화하면서 가장 먼저 원파충류뇌가 완성되고 태어나서 3년 동안 옛포유류뇌가 우선 발달하며 이를 바탕으로 새포유류뇌가 발달한다. 뇌를 단층촬영해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아기의 뇌는 태어나자 마자 주변환경과 반응하면서 1000억개의 신경세포와 최소 1조개의 연결세포가 조합을 이루고 나서 가지치기를 하면서 뇌회로망을 만든다. 이 작업은 만3세까지 급속히 진행되고 10세까지 서서히 계속된다. 그런데 아기의 뇌는 발달단계를 건너뛸 수 없다. 따라서 태아 때나 젖먹이 때 원파충류뇌와 옛포유류뇌가 제대로 발달해야 나중에 지능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젖먹이 때엔 엄마가 고전음악을 틀어놓고 수시로 말을 건네고 보듬어주어 정서 발달을 도와야 한다.
또 가능하면 모유를 먹여 불포화지방산 등 뇌형성에 필요한 필수 영양소를 듬뿍 섭취하도록 하는 게 좋다. 아기의 뇌 발달에 만3세 이전에는 엄마의 사랑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이후 10세까지는 되도록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놀게하는 것이 좋다.
미국 휴스턴의 베일러의대 연구팀의 조사결과 어릴 적에 덜 놀면 잘 논 아이에 비해 나중에 뇌 크기가 20∼30%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인통치를 꿈꾸며 교육을 통해 철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국가론’에서 놀이를 교육의 첫걸음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것이 과학적으로도 맞는 셈이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