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이야기치고는 괴팍한 제목이지만, 신선한 조기를 가져다 염장해서 햇볕에 널어 굴비를 만드는 게 영화쟁이들의 역할이라면, 관객은 젓가락 끝으로 잘게 해부해 입으로 넣으면 된다는 저자의 너스레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러나 사실 굴비를 낚을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영화평론이 아니라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떠오르는 일상과 상념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의 경쾌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은 글에 탄력을 부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낡은 사고방식과 단단하게 굳어버린 고정관념을 흔들어놓는다.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동안 어느새 독자들은 중력이 지배하는 일상에서 조금은 여유있고 새로운 시각으로 주변의 사물들과 사람들을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인 김영하는 현재 문단과 독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중의 한 사람이다. 95년에 데뷔, 창작집으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호출'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됐을까'를 펴냈다. '문학동네 신인상'과 '현대문학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