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무술 15단의 화가…30년만의 귀국 전시회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59분


인디언 화가가 소가죽에 꼼꼼이 그린 듯한 이 천진난만한 그림(사진)은 화가로 돌아선 무골(武骨) 송순호(宋淳鎬·56)의 작품이다. 그가 30년만에 귀국해 국내에서 탈의 이미지를 주제로 한 첫 전시회를 연다. 3∼9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샘터화랑(02―514―5122), 11∼2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두인화랑(02―512―9662).

그는 유도 8단에 태권도 7단으로 연세대 유도부 주장을 지냈다. 월북자 가족이란 이유로 신원조회에 걸려 취직에 번번히 실패하고 30년전 미국으로 이민해서는 UC산타크루즈에서 강사로 운동을 가르쳤다. 190cm 가까운 신장에 검게 탄 우락부락한 용모는 그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미국에서 17번의 개인전을 연 경력을 지닌 베테랑 예술가다.

그에게 인간의 탈은 영감의 원천이다. 탈에는 인생 희노애락(喜怒哀樂)의 온갖 감정이 숨김없이 표현된다. 그동안 한국의 하회탈을 비롯해 세계 곳곳의 탈이란 탈은 모두 모아 연구하고 또 손수 창작하는 일에 매달려왔다. 이번에 선보이는 회화는 주로 탈의 이미지를 2차원의 선과 면으로 분할해 거기에 아름다운 채색을 입혔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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