숱한 육상 특기생 제의를 거절하고 히나코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입학한 이데는 테니스부에 들어간다. 그러나 라켓 한 번 쥐어본 적 없던 이데가 테니스를 칠 수 있을 리 만무하다. 테니스 라켓으로 연신 홈런만 쳐내는 자신의 모습을 참아내지 못하고 급기야 근성이 끓어 오른다. 처음에는 단순히 히나코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작한 테니스에 진심으로 빠져든 것이다.
이데가 테니스에 빠져드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는 건 전 중학 주니어 선수 출신의 타키타 루이다. 어린 시절부터 테니스를 쳐 왔고, 그 재능을 인정받은 기대주였지만 정작 루이 자신은 자신의 플레이가 공허하기만 했다. 그 결과 라이벌에게 패배하고 테니스의 길을 포기할 결심을 하고 평범한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그러나 테니스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끊지 못해 부활동으로 들어간 테니스부에서 이데와 만나게 된다.
기술적인 면에서 완성도 높은 루이의 플레이는 언제나 누구보다도 빨리 달려왔던 이데에게 난생 처음 패배감을 안겨준다. 루이는 자신에게서 부족했던 경기에 대한 열정과 흥분을 이데에게서 발견한다. 성격 차이로 티격태격하는 동안에 어느새 두 사람은 승리 아니면 패배뿐인 코트에서 복식조로 플레이를 시작하는데 ..
'JUST GO! GO!'는 <아기와 나> <뉴욕뉴욕>으로 유명한 작가 라가와 마리모가 일본의 순정지 꽃과꿈 (花とゆめ)에 연재하고 있는 최신작이다. 발표작마다 일상적이고 섬세한 심리묘사로 다정하면서도 잔잔한 여운을 남겨온 그녀의 신작이 스포츠물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전혀 다른 성격을 지닌 이데와 루이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를 이길 수 없는 복식 경기를 치루어 나가면서 성장하게 될 모습이 기대되는 작품이다.
흔히 스포츠 만화가 그렇듯이 'JUST GO! GO!' 역시, 뜨겁고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하다. 전형적인 캐릭터 설정과 예측 가능한 단순한 스토리가 흠이지만. 문화와 인종을 뛰어 넘어 감동을 전달하는 스포츠의 열기를 효과적으로 구성해 멋진 드라마를 보여준다. 특히 라켓으로 공을 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당장 공을 쳐보고 싶은 욕구가 치솟을 만큼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으로 묘사되는 캐릭터들의 플레이는 상쾌하다.
이제 이데가 초급 기술을 연마하고, 아쉽게 첫 경기에서 패배한 내용의 4권이 발간되었으니 앞으로 남은 긴긴 이야기를 지금부터 부지런히 지켜봐야한다. 눈부신 햇살 아래에서 펼쳐지는 힘찬 테니스 경기의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지혜 <동아닷컴 객원기자> lemonjam@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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