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뉴스]영화인 방북교류, 디딤돌 될까

  • 입력 2000년 11월 9일 17시 34분


중견 영화인 11명이 11일부터 18일까지 북한을방문키로 함에 따라 향후 남북 영화교류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몇몇 영화계인사들이 대북사업이나 시설관람 등을 위해 방북한 적은 있으나 남한영화계를 대표하는 거물급 영화인들이 단체로 북한을 방문하기는 사실상 처음이어서 영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영화인 방북은 북측이 당초 예상과 달리 초청장을 조기에 보내와 급진전됐다는 점에서 모종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방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남측 영화인들이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북측으로부터 별다른 회신을 받지 못해 올해안에 방북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던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남측영화인들은 방북기간에 북측인사들과 △영화인 교류 △합작 사업 △국내영화의 북한상영 및 부산국제영화제에서의 북한영화 상영 △촬영장소 등 시설 상호제공 △학술교류 등을 중점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방북영화인들의 면면이 다양해 북측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화가 이뤄질가능성이 높다.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유인택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이용관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문성근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이사장, 강우석 감독, 임권택감독, 최평호 CJ엔터테인먼트 상무, 이 은 영화진흥위원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남한영화인들이 북한의 영화계 현실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 영화인들의 방북이 성사되면 조선예술촬영소 등 시설을 충분히 둘러보고 북측 영화인들과의 격의없는 대화로 불신을 걷어내는데 무엇보다 주력해야 한다고일부인사들이 강조하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유인택 영화제작가협회회장은 이와 관련,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데 급급하기 보다는 상호 신뢰구축 등 원만한 영화교류를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양측의 영화계 현실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향후 교류를 위한 아이디어 등이나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이명조 기자]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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