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서울 강남 보양식거리]"입도 즐겁고 몸에도 좋아요"

  • 입력 2000년 11월 10일 18시 48분


누런 낙엽이 여기저기 떨어지는 것 같더니 어느새 입동도 지나 추워진 날씨. 몸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보양식이 생각나는 때다.

보신탕 삼계탕 같은 여름철 음식말고 초겨울에 어울리는 제철 영양식을 찾아보자. 진기한 메뉴, 색다른 요리법으로 재미를 더하는 건 덤이다.

◇홍삼과 쇠고기를 한꺼번에◇

감기도 안 떨어지고 남들보다 추위는 더 타는 것 같고…. 무역업을 하는 김인곤씨(40·서울 노원구 상계동)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내 성희경씨(37), 아들 종훈(9·동일초등 2), 종진(5)이와 함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힐탑호텔 건너편 ‘홍삼한우집(02―549―9489)’을 찾았다. ‘고기 먹고 체력 비축하자’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기며. 하지만 연로한 부모님이 고기를 제대로 소화시킬 수 있을지 걱정스럽기는 했다. 그런데 홍삼한우가 뭐지?

“우리 집 소는 담배인삼공사에서 공급받은 6년근 홍삼을 먹여 키웠습니다. 정말 연해서 노인들도 소화를 잘 시키시죠.”

한덕수 사장이 설명한다.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정력을 강화시켜주는 홍삼의 효능을 한우를 매개로 배가시켰다는 설명. 등심 안심도 일반 한우와 가격차가 없이 1만∼2만원대인 것은 홍삼한우의 배설물을 시골농장 딸기밭 비료로 팔기 때문이란다. 과연 뒷맛이 담백하고 더부룩하지도 않다. 할아버지와 아이들 모두 “고기가 마치 나물 씹는 것처럼 술술 잘 넘어간다”고 연발했다.

◇중국요리 이젠 참치가 주도한다◇

기름이 절절 밴 돼지고기 쇠고기. 중국음식점에 가면 약간은 느끼할 때도 있고 살찌는 것도 두려워진다. 간에 좋은, 또 저지방 고단백 천연DHA 함유 등 다이어트 건강식으로 유명한 참치가 중국요리와 접목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도이(02―538―8887)’. 최근 동원참치와 손을 잡고 탕수참치 참치완자 참치청경채 참치누룽지 등 3만원대 신요리 메뉴들을 개발했다. 7000원대의 참치특면 참치특밥은 참치의 고소한 맛이 잘 살아난다. 다른 양념은 비슷하지만 돼지고기 쇠고기가 들어갈 자리에 참치가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이 곳 중국인 주방장들이 특히 생선 비린내를 싫어해 덤덤짭짜름한 맛이 주로 풍긴다. 참치군만두도 곧 개시할 계획이다.

◇추어 영덕대게는 지금이 제철◇

추수를 끝낸 농민들이 논에서 노니는 살진 미꾸라지를 잡아먹기는 요즘이 제철이다. 조금 뒤면 겨울잠 시기이므로. 동의보감에서 보중지설(補中止渫)이라 칭해 미꾸라지는 진흙 속에 있으나 원기를 돋우는 효능이 있다고 적혀 있다.

서울 논현동 ‘본초강목(02―508―0045)’에선 대추 밤 청양들깨 해남된장 등을 섞은 추어숙회(3만5000원)는 물론 2만원대 안팎의 추어파전 추어튀김 등 별종 메뉴를 취급해 유명하다.

영덕게는 6∼10월 금어기를 거친다. 따라서 식탁에 오르는 영덕게는 11월부터가 제철이다. 울진 영덕 앞바다를 칭하는 논현동 ‘왕돌잠(02―3444―3334)’에선 요즘 게찜말고도 게살모듬초밥정식(2만5000원), 대게껍데기로 육수를 곤 대게살우동과 대게장비빔밥(1∼2만원대) 등 ‘창안메뉴’로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영덕게 속 키토산은 항암작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정평이 나 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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