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한국 국제교류협회가 폴란드의 현대음악 거장 크지슈토프 팬데레츠키에게 의뢰해 작곡된 교향곡 5번 ‘코리아’. 장윤성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지난해 9월 부다페스트에서 헝가리 초연을 가졌고, 이달 23일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25일 오스트리아 장크트D텐에서 장씨가 지휘하는 체코 야나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각국 초연무대를 갖는다.
12월에는 체코 브르노에서, 내년에는 독일 4개 도시와 프랑스 르망 등지에서 연주가 확정됐다. 2002년 이후 스위스 이탈리아 등지에서도 연주가 논의되는 등 ‘코리아 심포니 세계화 전략’은 본궤도에 올랐다.
팬데레츠키는 1972년 기라성같은 독일인들을 물리치고 독일 뮌헨 올림픽 개막행사 음악을 주관해 충격을 준 주인공. 최근에는 후기낭만주의적 화음과 선율을 이용한 보수적 경향의 작품을 발표해 처음 듣는 청중의 귀에도 쉽게 다가가고 있다.
교향곡 ‘코리아’는 우리 민요 ‘새야 새야’를 주선율로 사용하는 한편 편종 편경 등 우리 고유악기를 배치해 한국적 특색을 나타내지만 서구적 음악어법(語法)에 충실한 작품. 지난 10월에는 아셈 음악축제의 일환으로 서울시 교향악단이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했다.
장씨는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는 음악논리로 짜여져 있으면서 우리의 문화와 정신을 널리 알릴 수 있는 명곡”이라며 “클래식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청중의 의식 깊숙이 한국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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