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미래 사회를 알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일 것이다. 이 책은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을 통해 앞으로 10년 동안의 미래 사회 변화를 예측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기존의 미래학 관련 책들과는 차별화된다. 저자는 특정 분야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은 물론 생물, 물리, 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 종합적인 사회 변화의 트렌드를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 대한 극단적인 비관주의나 낙관주의를 배제한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깜짝 시나리오’라는 특별한 방법론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성까지 고려하는 세심함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21세기 경제를 주도할 여섯 가지 핵심 트렌드를 각각 인구, 자원, 문화 등 기초가 되는 트렌드, 지식 시대를 이끄는 원동력, 경제력의 원천인 사람,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갈등, 도전받는 전통적인 권위, 변화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등 6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트렌드는 역시 과학과 기술, 복잡성 이론과 열린 사고 방식이 주도하는 지식 시대로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생명 공학, 재생 에너지, 정보 기술 등 과학과 기술의 급속한 발달은 새로운 기업 경영의 등장, 세계화와 지역주의의 갈등, 전통적인 권위의 붕괴, 변화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 증가 등으로 연결될 것이다.
특히 경영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대목은 지식 경제 혹은 인적자원 경제라고도 불리는 신경제의 도래에 관한 부분이다. 저자는 인간이 부가 가치의 궁극적인 원천으로 대접받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으며 경쟁 우위의 변화와 서비스 산업의 성장 등으로 기업 경영 및 경제 구조의 급속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노동과 자본이 핵심이던 과거 산업 경제에서는 대량 생산과 규모의 경제 등 수확 체감의 원리가 경쟁 우위의 원천이었다면 지식이 핵심 요소인 지식 경제에서는 혁신과 네트워크 효과 등 수확 체증의 원리가 새로운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부각될 것이다.
또한 지식 경제의 확산으로 모든 선진국에서 서비스 분야의 중요성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노동 통계국은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새로 생겨나는 일자리 2460만 개 가운데 2300만 개가 서비스 분야에서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정교한 서비스가 중요해질수록 기업들도 단순히 재화 판매보다는 애프터서비스, 수리, 교체 등을 포괄적으로 묶은 패키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데 치중할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지식 시대로 가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개성과 창의력을 강조하는 교육 개혁, 새로운 도덕적 기준 마련, 자본주의의 개혁 등을 제안하고 있다. 미래의 트렌드를 제시하는 책이다 보니 대안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이 아쉽지만 입시와 취업난, 집단 이기주의, 구조조정 등으로 한 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다시 한번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동현(가톨릭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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