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산읍(읍장 한효동·韓孝東)은 3일 “이 지역 주민 김모양(19·대학생)이 ‘매니큐어를 지우다 실수로 아세톤 몇 방울을 주민등록증에 떨어뜨려 이를 닦기 위해 손으로 문질렀더니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지워졌다’며 주민등록 재발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읍사무소측은 김양이 “이렇게 허술하게 주민등록증을 만들어놓고 재발급 수수료(1만원)를 받아도 되느냐”고 항의해 사실 확인을 위해 새 주민등록증에 아세톤을 떨어뜨린 뒤 약 1분 후 헝겊으로 문지르는 실험을 해본 결과 맨 위의 ‘주민등록증’이란 글자와 자치단제장 직인을 빼고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뒷면의 지문은 물론 사진까지 지워졌다고 밝혔다.
▼고교생들 탈선에 악용▼
이와 관련, 울산시내 모 고교 2년 이모군(18)은 “고교생들이 유흥업소 출입이나 담배를 사기 위해 아세톤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변조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시는 “주민증을 제조하는 조폐공사에 확인한 결과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지문 등은 필름에 열처리를 해 찍은 것이어서 아세톤 등 유기용제가 묻으면 지워질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다”며 “행정자치부에 주민등록증 위조 및 변조를 막기 위한 대책마련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울산〓정재락기자>jr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