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워커힐미술관 디지털홀로 새출발

  • 입력 2000년 12월 5일 18시 51분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사옥내 워커힐 미술관이 디지털 미술관으로 개조돼 ‘아트센터 나비’(Art Center NABi)로 새롭게 출발한다.

최태원 SK회장 부인으로 노태우 전대통령 외동딸인 노소영 관장(38)은 “전통 미술에 치중했던 기존 워커힐미술관 시대의 전시에서 탈피해 SK그룹의 주력사인 SK텔레콤의 이미지에 맞게 멀티미디어 중심의 전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재개관 이후 첫 전시로 일본의 미디어 아티스트 나오코 토사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20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특히 나오코 토사의 ‘무의식적 흐름’은 사이버 공간에서 감성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캐릭터를 창조하는 작품 중 하나. 관객의 심장박동수와 손의 움직임이 컴퓨터에 입력되고, 이 정보는 컴퓨터그래픽으로 표현된 남녀 인어 캐릭터에 이입되며, 다양한 감정표현을 담고 있는 영상과 소리로 표현된다. 지난해 컴퓨터그래픽 의사소통기술 등과 관련된 전세계적 행사인 ‘ACM 시그라프(Siggraph)’에 전시돼 국제적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던 작품이다. 20일 오후 4∼6시에는 작가가 직접 나와 워크숍을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아트센터 나비는 그동안 멀티미디어 아트가 형식적인 참신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통적인 전시공간에 갇혀 제대로 관람되지 못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최근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미디어 작품 관람에 적합한 카페 형식으로 전시공간이 개조된 것. 이 곳을 찾은 관람객은 카페 내에 설치된 컴퓨터를 통해 보다 편안하고 친숙하게 멀티미디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오프라인 전시공간과는 별도로 온라인(www.nabi.or.kr)으로만 관람할 수 있는 전시도 함께 열린다. 첫 초대작가는 세계적 웹 프로그래머 김수정(34). 이번 작품의 제목은 ‘GRIDS’. 디지털에 의해 모든 것이 격자화돼 가는 현대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에서 그는 격자 뒤에 나타나는 그림자의 아름다움 등 예상치 못한 변환의 징후를 보여준다. 미학적인 영상과 음악이 손끝 마우스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며, 웹 상에서만 구동되는 게 특징이다.

노 관장은 고 최종현 SK회장 부인인 박계희씨가 97년 타계한 뒤 워커힐호텔 내 워커힐미술관의 관장 직무대행을 맡아오다, 이 미술관이 지난해말 현재의 신사옥 건물로 이전하면서 관장직에 올랐다. 02―2121―0913―5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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