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반가운 성도여’에서 ‘화이트 크리스마스’, ‘펠리스 나비다드’ 까지 21곡을 세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불러내며 화려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연주는 지난해 12월23일 오스트리아 빈의 ‘콘체르트하우스(음악당)’에서 실황녹음된 것. 기존의 ‘빅3’음반이 야외 콘서트라는 한계 때문에 음질과 앙상블 면에서 한계를 지녔던 것과 달리, 이번 음반의 녹음은 훨씬 투명하고 말끔하며 생생한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저음부의 음량을 줄여 화사하게 그어대는 현악, 화려하게 꾸밈음을 수놓는 목관악기와 핸드벨 등 타악기, 귀여운 소년합창단의 화음이 수놓아진다.
올해 내한공연에서 건재를 과시했던 파바로티는 이 음반에서 약간 숨이 짧아진 느낌을 준다. 도밍고의 기름지고 ‘부티나게’ 들리는 음성은 여전하고 카레라스는 다른 두 사람에 비해 명백히 소리가 작게 들리지만 호소하는듯한 특유한 표현의 매력은 살아있다.
중세 신성로마제국의 수도였던 빈은 전세계에서 가장 화려하고 아늑한 성탄을 맞기로 유명한 곳.
기자가 지난달 성탄을 한달 남짓 앞두고 빈을 찾았을 때 성당 앞마다 킨들마르크트(성탄용품 노천 판매장)가 가족 나들이 손님의 발걸음을 붙잡고, 주요 가로마다 색색등을 밝히는 등 이미 들뜬 분위기였다. 이 음반 속에서 그 아늑한 분위기가 소리로 들려오는 것 같다. 소니뮤직.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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