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이해되지 않는 대화지만 ‘러브’라는 말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주민이라면 쉽게 이해한다. 풀이하면 이렇다.
“그 가수도 사랑하니까 섹스를 했겠지.” “그런 섹스는 불건전한 관계야.”
일산 주민의 단어 ‘러브’에는 여러 뜻이 포함돼 있다. 지난 여름 러브호텔 반대 시위를 벌이는 주민 앞에 나섰던 황교선 고양시장의 발언이 이 같은 현상을 불러왔다.
그는 당시 “‘건전한 러브’는 반대할 수 없지만 미풍양속을 해치는 ‘러브행위’는 강력히 단속하겠다”고 말했고 격앙됐던 집회 참가자들은 이 말에 한바탕 웃음보를 터뜨렸다. 이후 ‘러브’는 일산신도시의 ‘문화코드’이자 유행어가 됐고 ‘러브행위’는 정상적인 관계 외의 모든 ‘부적절한’ 성관계를 의미하게 됐다.
국적불명의 조어(造語)가 통용되는 현상은 아직도 러브호텔 문제 해법이 제시되지 않고 있는 일산신도시에서 해를 넘겨 지속될 전망이다.
<일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