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 '성차별' 심하네…시민연대 조사

  • 입력 2000년 12월 13일 18시 31분


《남성의 화장실 이용시간은 평균 1분24초. 여성의 이용시간은 평균 3분. 그런데 지하철역 화장실만 보더라도 변기의 70%가 남성용. 국립환경연구원의조사결과다. 여성용 화장실이 붐빌 수밖에 없다. 99년 들어 여성의 경제활동인구가 80년보다 16배 늘어난 870여만명으로 전체의 40%를 넘어섰다. 여성의 사회활동 비율이 급증했는데도 화장실의 성비율은 수십년전 그대로다.그래서 화장실의 ‘성(性)차별’이 심각하다는 비판을 받는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올 한해 서울의 지하철, 초등학교, 재래시장, 구청, 극장 등 875곳의 화장실 4260곳을 대상으로 화장실의 ‘성(性)차별’ 실태를 조사했다.

▼경제활동 급증불구 수십년전 '男多女小' 여전▼

▽초등학교〓조사대상은 461개교. 남녀학생용 화장실 비율은 65% 대 35%. 서울의 초등학교 학생 75만3606명(지난해 기준) 중 여학생이 47.3%이기 때문에 여학생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남학생 화장실 변기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대문구로 75%. 또 강서, 동작, 마포구내 초등학교도 남학생용 변기가 70%를 넘었다.

▽지하철〓수도권 지하철 257개 역의 변기 3407개중 남자 변기수가 71%인 2408개. 여자용은 29%. 이같은 경향은 20년전에 지어진 노선이나 최근 건설된 5, 7, 8호선이나 큰 차이가 없었다. 남자용이 70%를 넘는 노선은 1호선(72%, 서울역∼청량리 구간), 3호선(73%, 지축∼대화, 수서∼오리 구간), 4호선(74%, 범계∼안산역 구간), 5호선(73%), 7호선(71%, 장암∼건대입구).

서울 남녀 화장실 변기수 비율

구 분조사장소(개) 조사화장실수(개)남녀 변기수 비율조사일정(2000년)
초등학교 461 3,688 6.5대 3.5 4.1∼5.30
지하철 252 257 7.1대 2.9 2.7∼2.15
재래시장 125 133 6.7대 3.3 7.18∼8.31
일선 구청 25 153 7대 3 11.16∼11.22
대중문화시설 12 29 6.3대 3.7 11.6∼11.10

▼재래시장등 여성 많은 곳도 변기 비율은 남성 절반수준▼

▽재래시장〓조사 표본은 133곳. 남성용 변기수는 67%인 727개로 여성용의 2배였다. 오래된 재래시장의 특성상 ‘남성위주’의 건축 패턴이 반영된 탓으로 보인다. 실제로 재래시장을 찾는 손님은 대부분 주부다.

▽일선 구청〓총 25개 구청내 남녀 변기 비율은 7대3. 강서, 동작, 송파구청의 ‘성차별’이 상대적으로 심했다.

▽대중문화시설〓S, P극장 등 9개 영화관도 마찬가지. 남녀용 비율은 6.3대 3.7. 예술의 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동숭아트센터의 화장실도 비슷했다. 공연장도 여성관객이 많이 찾고 있다.

화장실문화시민연대 표혜령 사무국장은 “현실을 고려할 때 남녀의 변기 비율이 최소한 1대1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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