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13일 전국 1847개 고교의 200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과 학생부 성적의 상관 관계를 분석, 고교의 과목별 평어(수우미양가)가 실제 학력과는 무관하게 매겨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분석에 따르면 전교생 수능 성적이 상위 10%(인문계 339.5점, 자연계 358.1점) 이내이던 전국 15개 고교의 학생부 ‘수’ 비율은 35∼88%로 최대 53%포인트 차가 났다. M고는 전교생의 88%에게 수를 준 반면 H고는 63%, B고는 73%의 학생에게 수를 줬다.
또 수능 상위 10%에 든 학생이 한명도 없는 D고가 수를 준 비율(63%)이 수능 상위 10%에 든 학생이 90% 이상인 C고가 수를 준 비율(35.37%)보다 2배 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D고 학생은 대학에서 학생부를 평가할 때 C고 학생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게 된다.
이는 고교가 절대평가인 평어를 학업 성취도와는 무관하게 주고 있으며 어떤 성취도를 보인 학생에게 어느 평어를 주어야 한다는 기준도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려대 김성인(金成寅)입학관리실장은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최상위권 고교는 전체의 0.8%에 불과하고 최하위권 고교는 56.5%나 될 정도로 수준차가 극명했다”면서 “고교 학생부 성적을 전형에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