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자의 31%가 단순 노무직에 취업하는 등 대졸자의 취업난은 심각하지만 전문대는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직업교육을 하기 때문에 졸업생 취업률이 상당히 높다.
‘간판’만을 믿고 4년제 대학진학을 고집하기 보다 ‘눈 높이’를 조금 낮추면 취업과 바로 연결될 수 있는 실용적인 기술교육을 하는 전문대를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입시에서는 158개 전문대가 일반전형 14만3880명, 특별전형 14만8491명, 정원외 특별전형 4만1036명 등 33만3407명을 선발한다.
▼올해 229개 학과 전원취직▼
▽높은 취업률〓전문대 가운데 100%에 가까운 높은 취업률로 인기 상한가를 달리는 곳이 의외로 많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국립의료간호대 남해전문대 농협대 청양대 등 4개대는 취업률이 100%, 21개대는 93.3%가 넘고 100% 취업이 되는 학과가 229개나 된다. 4년제 대학의 평균 취업률이 56%선인 데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립의료간호대는 2월 졸업자 66명 전원이 취업했고 남해전문대도 202명 전원이 일자리를 얻었다. 농협대도 졸업생 82명중 군입대자를 뺀 75명 전원이 취업했고 청양대는 취업대상자 223명 전원이 일자리를 얻었다.
간호과, 전자전기, 통신컴퓨터학과, 관광통역과, 의상디자인과, 안경광학과 등은 특히 취업률이 높다.
높은 취업률을 반영하듯 전문대 또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한 뒤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학생도 많다. 96년 2022명에서 97년 2134명, 98년 2303명, 99년 2850명, 2000년 2829명 등으로 계속 늘고 있다.
교육부 양창현(梁昌鉉)전문대지원과장은 “어떤 기술과 능력을 갖추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문대는 이론보다 현장에 바로 접목할 수 있는 실무중심의 교육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언제 뽑나〓올해 입시에서는 2, 3년제 전문대가 4년제 일반대와 학생모집 경쟁을 벌인다. 84개 전문대가 일반대 정시모집 기간에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몰려있는 전문대들은 우수 명문대가 몰려 있는 정시모집 ‘나’군(2001년 1월9∼14일)과 ‘다’군(1월15∼20일)기간에 원서를 마감하거나 전형한다.
국립의료간호대 경남정보 경원전문 동서울대 등 23개대가 ‘나’군으로 모집하고 가천길대 경북전문 고대병원전문대 군산간호대 배화여전 서일대 숭의여전 등 41개대가 ‘다’군 기간에 선발한다.
많은 전문대가 ‘00대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있지만 경쟁력이 있는 전문대들은 이름을 바꾸지 않고 ‘전문대’를 고집하고 있다.
2000학년도 취업률 상위 25개 전문대 | ||
대 학 | 지역 | 취업률(%) |
대동대 | 부산 | 95.8 |
용인송담대 | 경기 | 95.5 |
신성대 | 충남 | 95.4 |
대원과학대 | 충북 | 95.3 |
충청대 | 충북 | 95.3 |
극동정보대 | 충북 | 95 |
조선간호대 | 광주 | 95 |
성화대 | 전남 | 95 |
혜전대 | 충남 | 94.5 |
대천대 | 충남 | 94.2 |
경남정보대 | 부산 | 93.8 |
청주과학대 | 충북 | 93.7 |
동의공업대 | 부산 | 93.3 |
▼수도권 인기학과 310점 이상돼야▼
▽어떻게 진학하나〓올해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되면서 취업률이 높은 인기 대학이나 학과의 합격선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일반전형은 ‘학생부 40%┼수능 60%’로 뽑는 대학은 71개대이고 69개대는 학생부 수능 50%씩을 반영해 선발한다.
대입정보 유성룡(柳成龍)편집장은 “취업률이 높기로 소문난 한국철도대학 국립의료간호대 농협대 고려대병설보건대 등 인기 대학은 360점 이상, 동양공전 명지전문 숭의여대는 340점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양여대의 일어통역 유아교육, 인덕대의 소프트웨어개발, 동양공전의 멀티미디어정보 실내건축 인터넷정보 전자상거래 등은 340점 이상이어야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전문대 상위권 학과는 웬만한 4년제 대학보다 점수가 좋아야 합격할 수 있다.
또 치기공과 안경광학과 유아교육과 컴퓨터관련 학과는 320점 이상일 것으로 전망되고 수도권 소재 대학의 인기학과는 최소한 310점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4년제 대학의 특차모집에 이어 정시모집에서도 하향 안전지원 추세가 이어질 경우 지원 점수대가 높아질 수도 있다. 4년제대와 전문대는 복수지원에 제한이 없어 얼마든지 원서를 낼 수 있다.
실업계 출신자를 뽑는 특별전형에서는 학생부만으로 뽑는 대학이 140개나 되는 등 대부분 고교 때의 전공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상위권대 인기학과는 내신이 1, 2등급이어야 합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