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서울 시내의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진행돼온 ‘지하철 페스티벌 2000’이 23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3호선 경복궁역 1층 전시관에서 결산 무대를 갖는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번 공연의 관람료는 공짜. 승차권이 없어도 관람이 가능한 역사내의 공간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번 공연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뽑힌 ‘카바레 사운드’ ‘실버 트리오’ ‘이성준 이수진 클래식 기타 듀엣’ 등 13개팀이 출연한다. 일반 공연장과 달리 좌석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흠이다. 02―7665―210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하지만 지하철 역사가 긴 미국 뉴욕과 프랑스 파리는 새로운 예술의 산실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뉴욕은 현재 음악 공연과 미술 조각 등의 설치 예술로 나눠 95개 역사에서 각종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지난 6월 지하철 탄생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파리에서는 지하철 무대를 통해 데뷔한 조형예술가 조각가 등이 ‘밤의 유랑자’라는 기획공연을 가졌다.
을지로입구, 종로3가, 동대문운동장역 등에서 8개월간 351회 공연한 ‘지하철 페스티벌 2000’에는 약 10만여명의 관객이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번 페스티벌을 계기로 뜬 ‘지하철 예술인’도 있고 이들의 사연도 많다.
▽카바레 사운드〓‘오르가즘 브라더스’ ‘메리 고 라운드’ ‘은희의 노을’ ‘버스 라이더’ ‘곤충스님 윤키’ ‘마이 로 어웨이’ 등 인디 밴드 6개팀 20여명이 연합한 팀. 98년부터 신촌과 홍익대앞 등지에서 길거리 공연과 인디 레이블을 통해 활동해 왔다. ‘곤충스님 윤키’는 김윤기의 1인 힙합 밴드로 인디 앨범 ‘관광수월래’를 발표. 카바레 사운드는 “지하철 무대이후 메이저 음반 출시 제안도 있었지만 색깔을 유지하기 위해 그대로 남겠다”고 밝혔다.
▽실버트리오〓가장 ‘어린’ 멤버가 59세로 아코디언 트럼펫 기타를 연주하는 3인조 밴드. 박정서(79) 김종식(66) 송학봉씨(59)로 구성되어 있다. 지하철 무대후 CF 출연 제의를 받았다.
▽장덕진(25·동남보건대 간호학과)〓하모니카 연주. 교통사고로 폐를 다쳐 폐활량을 키우기 위해 하모니카를 불기 시작한 것이 지하철 무대 합류로 이어졌다.
▽서영숙〓이화여대 무용과를 졸업하고 97년까지 전주예고 무용과장을 지낸 ‘창무회’ 소속의 무용인. 홍희주 안수련과 함께 창작 무용 ‘쥐구멍에 볕든 날’을 춘다.
이밖에 나우누리 동호회의 ‘키싱’과 ‘한국마임협의회’ ‘댄스 루트’ 등이 참여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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