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식(LASIK)수술을 받은 것은 제가 날린 샷중 가장 멋진 샷이었습니다. 공이 크고 더 깨끗하게 보이니까요.”
라식 수술을 받은 뒤 경이적인 기록을 내고 있는 골프 천재 타이거 우즈의 얘기다.
지난해 미국인 50만명이 라식 수술을 받았다. 98년에 비해 거의 2배 가량 늘었다. ‘안경과 렌즈에서 해방’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선보인 라식 등 레이저 시력교정술(LRS)이 미국 일본 싱가폴 한국 등 전 세계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대 안과 마크 만니스교수는 “라식 수술은 다른 수술과 마찬가지로 위험을 수반한다”면서 “수반될 수 있는 합병증이 항상 치료되는 것은 아니니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식 수술은 비교적 안전하지만 ‘환상의 수술’이 아니란 얘기.
수술 후 시력이 0.8 이상인 환자가 90% 이상이지만 모두 정상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다. 또 환자 가운데 10∼15%는 정확한 교정 시력을 얻기 위해 2회 이상 수술한다.
◇안구건조증-각막 돌출, 부정난시등 위험 있어◇
▽부작용 없는 수술은 없다〓라식 수술 후 나타나는 부작용은 안구건조증 이물감 등 대개 경미하다. 시력 굴절이 심할수록 부작용의 가능성은 높다. 대부분 별 다른 치료없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그러나 드물게 삶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는 부작용도 발생한다. 수술 뒤 각막 두께가 너무 얇아져 각막이 튀어나오는 것이 대표적.
특히 고도근시의 경우 수술 뒤 각막 돌출로 다시 근시가 될 위험이 높다. 각막 두께가 충분해도 뒷면 경사도가 기준 범위를 벗어나면 각막 돌출이 생길 수 있다.
미세 각막 절삭기로 각막 절편을 만들고 레이저를 쏘인 뒤 절편을 다시 덮어주는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때 접촉면이 혼탁하진 않지만 원래 각막같이 균질하지 못하면 부정난시가 올 수 있다. 접촉면의 투명도가 기존 각막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력이 1.0으로 회복된 환자라도 접촉면 투명도에 따라 색 대비감이나 시력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각막 두께 측정이나 각막 뒷면 만독도 등을 수술하기 전 철저히 검사한 뒤 안전한 범위에 드는 환자만 시술해야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드물지만 각막 절삭편으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이는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신중한 수술 결정과 노련한 수술 경험이 필요하다.
▽라식을 피해야 할 대상〓루프스 피부경화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면역 질환 환자는 라식수술을 받을 수 없다. 눈에 각막염이나 포도막염 등이 생겨 잘못하면 심한 시력 이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
혈당 조절이 안되는 당뇨 환자는 사전에 내과, 안과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임신중이거나 수유중인 여성은 출산이나 이유 후 적어도 3∼6개월 지나거나 젖을 땐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임신이 되면 체내 호르몬이 변화해 시력이 변할 수 있고 시력이 임신 전으로 돌아가려면 젖을 뗀 뒤 몇 달이 걸린다. 또 안약이 태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면역계질환-당뇨환자, 임신부는 수술 피해야◇
시력에 영향을 주고 수술 흉터를 남기거나 각막의 얇은 막 아래로 침투하는 약물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여드름 치료약과 일부 심장병 관절염 아미오다론 계통 약물, 일부 편두통 약 등이다. 따라서 피임약 항히스타민제 갑상선호르몬제 등 복용하고 있는 약에 대해 의사에게 얘기해야 한다.
환자는 수술 도중 정신은 말짱하지만 눈은 안약으로 마취된다. 수술 직전과 직후에는 항생제와 소염제 안약을 사용한다. 하나는 감염을 막고 다른 하나는 수술 후 붓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의사가 약에 대한 알러지가 있느냐고 묻지 않아도 먼저 얘기해야 안전하다.
시력교정 수술이 적절하지 않은 안과질환으로는 녹내장 백내장 헤르페스성 각막염 당뇨성 망막증 망막염 황반부변성 진행성 근시 원추각막 안구건조증 등이 있다. 비정상적으로 큰동공(8㎜ 이상)도 문제. 동공이 5∼6㎜ 이상이고 레이저 조사(照射)부위가 5㎜면 수술 후 야간 시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초고도 근시엔 라섹수술 안전하나 시력개선 미흡◇
◇라섹이 라식과 다른점◇
눈이 작거나 각막 두께가 470∼480㎛ 이하로 너무 엷은 경우 라식을 할 수 없다. 또 각막이 두껍더라도 ―8∼―10디옵터의 초고도 근시인 경우 역시 라식이 곤란하다. 이 경우 각막을 너무 많이 깍아내야 하기 때문.
이때 라섹(LASEK)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라식은 160㎛ 두께의 각막절편을 만드는 반면 50㎛ 정도의 상피세포층만 벗기고 레이저를 쏘기 때문이다.
라섹은 엑시머레이저와 라식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만을 살려 고안된 신개념의 각막 굴절 수술로 1999년 이탈리아의 카멜린(Camellin)에 의해 창안됐다. 수술적 측면으론 심각한 후유증 없이 아주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엑시머레이저의 가장 큰 합병증인 각막 혼탁의 발생 빈도를 낮출 수 있다. 또 상피가 보존돼 보호막 역할을 하게 되므로 감염 우려가 적고 각막절편에 주름이 잡히는 것과 같은 부작용도 없다.
그러나 라식처럼 탁월한 시력개선 효과를 초기에 기대하기 어렵다. 상피세포층이 안정될 때까지 4일간 치료용 콘택트 렌즈를 착용하고 일주일 동안은 매일 병원에 와서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초기 2일간은 통증 눈물 이물감 등으로 고생하며 2∼3주 이후에야 0.8 이상의 정상 시력을 찾을 수 있다. 수술후 야간 눈부심 현상이 가장 흔한 합병증이지만 수술전 동공크기의 측정과 수술 범위 결정으로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