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센트럴시티 마르퀴스 플라자 3층 운보갤러리에서 열리는 ‘운보 김기창 스케치전’은 운보의 초기 스케치 작품 50여점이 완성된 원화사진과 함께 선을 보인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그의 스케치 650여점 중에서 초기작품을 중심으로 가려 뽑았다.
그의 작품들은 ‘팔순기념 대회고전’(1993년·예술의전당) ‘바보예술 88년―운보 김기창 미수기념 특별전’(갤러리 현대·2000년 7월) 등을 통해 정리되어 전시됐지만, 스케치 작품은 일반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운보는 어딜가나 스케치를 열심히 한 화가로 알려져 있다. 아프리카를 여행했을 때 케냐의 자연동물원에서 생명의 위협을 무릎쓰고 짝짓기하는 사자에게 접근해 스케치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운보가 처음으로 제10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한 ‘널뛰기’(板上跳舞·1931), 여우 목도리를 두른 여성을 그린 ‘외출준비’(1945년), 여인이 가야금을 타는 ‘미인도’(1957년) 등의 밑그림이 되었던 스케치들을 만날 수 있어 명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엿볼 수 있다. 또 ‘투우’(1956년)는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스케치다. 72년 종군화가로 베트남에 갔을 때 총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사인펜으로 그린 채색 스케치 10여점도 처음 공개된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1일 남북이산가족 상봉시 50년만에 병상에서 만났던 동생 기만씨(북한의 공훈화가)가 운보에게 주고 간 작품 ‘태양을 따르는 한 마음’ 등 3점이 함께 전시해 남북으로 흩어진 형제가 작품으로 만나게 된다.운보갤러리는 운보 작품만을 전시하는 전용 화랑. 28일 오후 6시에 열리는 개관식에는 운보 본인은 병환 때문에 나오지 못하고 운보갤러리를 운영하는 ㈜운보와 사람들 관계자와 평소 운보를 따르던 장애인들 및 미술계 인사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1월15일까지. 02―533―2415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