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욱진 10주기 회고전

  • 입력 2000년 12월 26일 19시 09분


장욱진 화백의 10주기 회고전 ‘해와 달·나무와 장욱진’이 내년 1월5일부터 2월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에서 열린다. 그의 유화 작품 총 750여점 중 시대별로 엄선한 70여점을 한 자리에 모은 전시회다.

이 가운데 처음 공개되는 작품도 20여점이나 있다. 1980년부터 85년까지 아내 이순경 여사(80)와 오순도순 함께 살았던 수안보집을 정겹게 그린 ‘수안보 집’(1980년)과 작고 직전 그린 ‘까치와 집’(1990년)도 여기에 포함된다.

장 화백은 1990년 12월 7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원한 동심의 작가로 미술애호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작가는 생전에 ‘심플하다’는 말을 좋아했으며 대화 중에 이 말을 즐겨 쓰기도 했다. 그는 군더더기를 없애고 핵심을 뽑아내는 행위를 ‘심플하다’는 말로 표현했다. 해 달 가족 등 생활 주변의 소재를 다룬 그의 작품에도 단순함을 좋아하는 이같은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오래 음미해도 싫증이 나지 않는 그림이라는 평을 받는다.

장욱진 평전인 ‘그 사람 장욱진’(김영사)을 쓴 김형국 서울대 교수는 “피카소의 그림에서 여인들이 차지하는 비중만큼 장욱진에겐 집이 그런 무게를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그림이 차분하면서도 단순한 것은 집짓기를 즐기는 그가 좌우대칭의 엄격한 건축적 구성원리를 적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의 사후에 열린 ‘일주기 추모전’(1991년) ‘장욱진전’(1995년) ‘장욱진 먹그림전’(1998년)에 이어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그의 유화작품들을 총결산하는 의미가 있다.

전시회를 준비해온 장녀 장경수씨(55)는 “평소 아버님이 혼신을 다해 그린 유화 중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서울대 미대 정영목 교수가 편집한 유화전작 도록, 92년 미국 뉴욕에서 출간된 ‘황금방주:장욱진의 그림과 사상(Golden Ark:Paintings and Thoughts of Ucchin Chang)’의 한국어 보급판도 출간됐다. 유족들은 장 화백의 화실이 있던 남양주군 와부면 삼패리에 기념 미술관을 건립할 계획을 갖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오후6시이며 관람료는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 학생단체(20인 이상) 1500원이다. 02―734―6111∼3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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