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한국 사회지표']'PC는 생필품' 작년 288만대 보급

  • 입력 2000년 12월 27일 19시 02분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00년 한국의 사회지표’는 새천년을 살아가는 국민의 생활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평균수명은 늘었지만 삶의 질은 그리 높아지지 않았다. 범죄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강력범죄 사고사건은 오히려 늘었다. 20대 미혼여성은 굳이 결혼에 얽매이지 않는다. 여자가 남자보다 이혼을 많이 생각하고 있어 가족관계도 예전 같지 않다.

불황을 이기느라 당장 소득은 늘었지만 씀씀이는 줄이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PC)와 휴대전화는 생활필수품이 됐고 선거에는 거의 무관심한 모습이다.

▽소득은 늘었지만 ‘허리띠는 졸라매기’〓나라의 경제규모를 보여주는 국내총생산(GDP)은 99년 483조8000억원으로 98년보다 8.9% 늘었다. 하지만 소비지출이나 민간저축률은 모두 떨어졌다. 1인당 국민총소득은 1021만원으로 전년보다 8.3% 늘었지만 민간 최종소비지출과 민간저축률은 각각 7.7%와 0.2%포인트 감소했다. 도시근로자들의 한달 평균소득은 222만원으로 90년보다 2.4배 늘었다. 15세 이상 인구 중 소득이 있는 사람은 소득과 소비생활에 대해 각각 48%와 41.6%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냈다.

▽결혼연령 높아져〓초혼연령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99년 기준으로 남자는 29.1세, 여자는 26.3세에 혼인한다. 이혼과 재혼 연령도 오름세다. 결혼생활을 많이 한 부부들의 이혼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 이혼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은 남성(34%)보다 여성(41.1%)이 더 많았다. 맞벌이 가구 중 50.2%가 가사를 분담하고 37.8%는 부인이 전적으로 가사를 도맡고 있다.

▽컴퓨터는 ‘생필품’〓PC는 99년 한해에만 288만1000대가 보급됐다. 99년 말 PC통신 가입자는 1015만5000명으로 98년 말보다 58%나 늘었다. 정보통신 열풍에 따라 생활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물건이 됐다.

▽강력범죄 늘어〓지난해 총범죄 건수는 173만3000건. 98년보다 1.9% 줄었지만 강력범죄는 오히려 늘었다. 폭행 및 상해, 강간범죄는 전년보다 무려 27.2%와 6.5%씩 증가했다. 소년 범죄자도 68만5993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모습이다.

▽선거참여는 갈수록 저조〓선거 때의 투표율은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 97년 실시한 대통령선거 투표율은 80.7%로 92년보다 1.2%포인트 낮아졌고 2000년 국회의원 선거 때는 96년보다 6.7%포인트 낮아진 57.2%를 나타냈다. 이는 역대 국회의원 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최영해기자>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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