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이 다가왔다. “신호를 위반하셨네요.”
옆과 뒤를 빠르게 훑어봤다. 아내와 두 딸은 침을 ‘꼴깍’ 삼키며 쳐다보고 있다. 머리를 긁적이면서 ‘나지막이’ 말했다.
“죄송합니다. 한번만 봐주시면 안될까요?”
“바빠도 안전운전 하셔야죠.” 면박만 돌아왔다.
‘안되겠구나. 스타일 구기느니 세게 나가자’ 싶었던 이과장.
“바쁘니까 시간 끌지 말고 빨리 끊어.” 큰소리를 쳤다.
“앞으론 조심하세요.” 경찰관이 면허증을 그냥 돌려줬다.
“어, 안 끊으세요?”
“무조건 단속하는 게 경찰이 아닙니다. 계도도 중요한 임무죠.”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