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새해 담화
인류는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지니고 역사의 새장을 시작하고 있다.많은 지역에서 인류는 피비린내 나는 격렬한 분쟁에 휩싸여 있고 같은 지역 안에 살지만 문화와 문명이 서로 다른 민족들사이에 연대를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문화와 전통간의 대화는 화합의 세계, 자신의 미래를 평화로이 바라볼 수 있는 세계를 건설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길이다.그러므로 유엔이 2001년을‘문명간 대화의 해’로 선포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인간이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개방성과 다른 사람에 대한 아낌없는 자기증여를 통해 성숙하듯이 문화도 대화와 친교를 통해 완전해지는 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회(KNCC) 김경식회장
세번째 천년의 해가 밝았다. 분단의 상처를 딛고 지구촌의 안정과 평화를 추구하는 중심된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복음의 말씀을 선포함과 아울러 ‘하나님의 살림살이’인 경제를 통해 모두가 함께 사는 공동체를 추구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이 선사하신 몸과 영의 소중함과 아름다운 성윤리를 회복하도록 도와야 한다. 통일을 앞두고 여러 교파로 나눠진 분열을 극복하고 개교회 개교단 중심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지역교회와 세계교회를 위한 섬김과 봉사의 자리에 서야 한다.
▽조계종 혜암 종정
신사년 새해를 맞이해 모두 함께 본 고향에 가기를 기원하는 바이다/꽃빛은 찬란해도 지고야 말 것/이 세상 뉘라서 죽지 않으리/덧없는 험한 산을 오늘 넘어서/험한 꿈 꾸지 않고 취한 사람 노릇 않으리/꿈 속에 밝고 밝게 나고 죽음 있더니/깨친 후에 비고 비어 한 물건 없어라/너와 내가 없고 부처와 범부도 없나니/적멸한 성품 가운데 묻고 찾지 말라/모든 행이 무상하여 일체가 공하니/이는 곧 여래의 성불함이로다/좁은 소견으로 정법을 비방하지 말라/알지 못하기에 그대를 위해 결단해주네.
▽태고종 안덕암 종정
하늘에는 해와 달과 별이 있고/땅에는 온갖 만물 만상이 있어/만물 만상에 사람 또한 있구나/만물 만상 가운데는 사람이 제일이라/사람이 제일임은 부처가 될 수 있음이라/사람이 부처됨은 모든 차원과 경계 여윔이라/나 없어야 온 천지와 하나됨이라/새해가 밝아 희망의 새해가 다시 뜨니/일체 만물이 새 생명 얻어 기뻐함이요/너와 나가 모두 함께 손잡고 기뻐함이라/너와 나의 벽을 헐고 하나됨이라/너와 내가 본래 하나이었음이라.
▽천태종 김도용 종정
모든 부정 부패 퇴폐 부조리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검은 마음, 물든 마음, 더러운 마음, 썩은 마음이 있기에 부정 부패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마다 마음의 개선과 정신의 혁신이 없이는 사회 정화는 어려운 것이다. 곧 새나라 새역사를 창조하는 근본바탕은 오직 사람 사람이 새마음 새사람이 되는데 있을 뿐이다.
▽원불교 좌산 종법사
지금 이 세상은 하나가 되지 못하여 오는 불행들로 큰 고초를 겪고 있다. 나와 입장이 다르다고 하여 하나가 되려고 하지 않는다면 부모형제간에도 하나가 될 수 없을 것이니 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새해에는 우선 본래의 자기와 하나가 되어야 한다. 가까운 인연부터 하나를 만들고 온 민족을 하나로 만들고 나아가 온 인류를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진각종 각해 총인
물질만능 시대에는 먼저 인간의 존엄성을 앞세워 스스로 주인이 돼야 한다. 모든 문제의 시작을 자신으로부터 찾고 모든 변화의 출발을 자신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같은 자세가 바로 세상을 자주로 사는 것이며 부처님께서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라고 하신 의미에 통하는 말이다. 새해에는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해 내가 가진 것을 이웃과 더불어 나눠주는 회향의 삶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자.
▽증산도 안운산 종도사
가슴 속에 맺혀있던 일체의 원(寃)과 한(恨)을 남김없이 풀어버리고 남 잘되게 하는 상생의 인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인간과 인간, 기업과 기업, 국가와 국가,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일체의 원한과 갈등을 해소하고 해원상생으로 가야 한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