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초밥왕’은 지난 90년 출시 후 일본에서 1000만부 이상, 한국에서도 100만부 이상 팔린 초특급 베스트셀러 만화로, 지금까지 1부 27권과 2부 17권이 발행됐다.
“이 만화를 보라는 손님들이 워낙 많아 한번 봤더니 일반 일식당 주방장들도 알 수 없는 초밥의 전문 지식이 담겨 있더라구요.” 지난해 9월 이 만화를 처음 접한 안차장은 바로 ‘미스터 초밥왕 에피소드 1’이라는 메뉴를 만들어냈다. 만화 속 요리를 현실화한 것. 연어초밥(2권), 계란초밥(4권), 싹눈파초밥(15권), 참치배살구이초밥(18권) 등 8종에 자신의 창작품 아보카도 된장초밥을 선보였다.
“결과는 대만족이었습니다. 내친 김에 저자를 초청해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안차장은 메뉴 출시 한달 후 ‘초밥 축제’라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저자 다이스케 테라사와(40)를 초청했다. 그는 안차장의 제의에 선뜻 응했다.
“자신의 만화 속 요리가 실제로 재현된 것을 보고 꽤나 놀랐던 모양입니다. 그후 테라사와씨는 제가 개발한 한국식 초밥의 비밀을 가르쳐 달라고 졸랐습니다.” 안차장은 최근 자신이 개발한 인삼초밥, 낫토김치초밥, 개불초밥 등 한국식 초밥의 비법을 그에게 공개했고, 테라사와는 ‘미스터 초밥왕’ 완결편에 안차장과 한국식 초밥을 만화로 옮겨놓았다.
“초밥을 만들 때 흉내만 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비록 만화의 주인공이지만 요리사 지망생의 뼈를 깎는 노력에 주목해야 합니다.”
일식요리 기능장인 안차장은 손에 쥔 밥알 숫자를 정확하게 알아맞히지 못하면 초밥을 만든다고 말하지 말라고 단언한다. 복싱선수였던 그가 국내 제일의 일식조리장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만화 주인공의 삶과 너무나 닮은꼴이다.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