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이종태 박사팀은 전국 33개 중고교의 학생 교사 학부모 등 2829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6월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분석한 ‘학교 교육 위기의 실태와 원인분석’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잘하는 것이다’는 질문에 학생의 60.8%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교사의 65.3%, 부모의 71.5%가 이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학교는 꼭 다녀야 하는 곳이 아니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학생의 31.2%가 ‘그렇다’고 대답한 반면 교사와 학부모는 각각 12.8%만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교는 지식과 가치관을 습득하는 가장 중요한 곳이다’는 질문에 학생의 31.5%가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중학생(27.5%)보다는 고교생(37.0%)이 더 부정적이었다.
학교교육이 학생의 개성과 진로를 찾아주기에는 비효과적이라는 데 교사의 48.3%, 학부모의 28.7%, 학생의 55.3%가 동의했다.
학교 수업과 관련, 교사의 66.5%가 ‘반 이상의 학생이 수업에 집중한다’고 응답했지만 학생의 65.1%는 ‘3분의 1 정도만 집중한다’ 또는 ‘아무도 집중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학생의 16.9%는 거의 수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또 학생의 57%는 학교교과는 누구나 배울 가치가 있다는 의견에 반대했으며 59%가 원하지 않는 교과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학생과 교사의 인식 차이를 학교 안에서 논의하고 해소할 수 있는 교육 역량이 부족하다”면서 △학교의 경직된 관료주의 △획일적인 교육과정 △교사들의 무력감과 좌절감 등을 시급히 해결할 과제로 제시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