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좋은 동화' '나쁜 동화'는 어떻게 구별을?

  • 입력 2001년 1월 4일 18시 25분


자식을 올바르게 키운다는 것은 '보통일'이 아니다. 그리고 부모라고 다 잘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보기 시작할 때, 글을 읽기 시작할 때, 어떤 그림책을 보게 하고 어떤 동화책을 읽혀야할까 고민하는 학부모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 그러나 막상 이들의 고민을 속시원히 풀어줄 '동화책 길라잡이' 하나 변변이 없는 게 우리의 실정이다.

이 책 '약이 되는 동화 독이 되는 동화'(이프 펴냄/280쪽 7500원)는 바로 그런 고민을 풀어주는, 10여년간 어린이 글쓰기와 독서지도를 해온 심혜련씨의 역작이랄 수 있겠다. 그는 남녀의 차이와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많은 동화책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동화에서 찾고, 그런 동화의 혜택을 아이들이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지었다고 했다.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양성 평등'이다. 문제는 '독이 되는 동화'와 '잘못된 교육'으로 인해 아이들의 마음에 자리잡는 '차별'이다. 차별에는 남녀차별부터 시작하여 빈부 차별, 장애인 차별, 신분차별등 수없는 차별이 있다.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로 가득한 동화책이 아무 여과없이 아이들의 정서에 뿌리내리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고발서라고도 할 수 있다. 70여권에 이르는 동화책(외국동화, 전래동화, 창작동화등)을 꼼꼼히 살펴보면 약간 독단적이라고 생각할 지 몰라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이 본격 비평서가 아니면 어떤가? 판단은 어차피 독자들의 몫일 터이므로.

이 책은 아이를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양성평등한 시각을 가진 인물로 키우고 싶은 엄마 아빠, 아이들의 전인교육을 걱정하는 초등학교 선생님, 좋은 책을 권해주고 함께 토론하고 싶어하는 독서지도, 글쓰기 선생님들을 위한 '어린이 책 길라잡이'라 하겠다.

최영록<동아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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