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은 흐른다’와 ‘우동 한그릇’은 초등생들에겐 좀 어렵다는 판단 아래 깔끔하고 정감어린 삽화를 집어 넣고 글을 쉽게 써 어린이 눈높이에 맞췄다. ‘어린이 낮은 데로 임하소서’는 동화작가가 원작을 100여 차례 탐독한 후 어린이 정서에 맞게 풀어쓴 소설이다.
원작 소설의 명성에 걸맞게 어린이 버전 역시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출판 한 달도 못되어 2쇄를 찍었을 정도. 이같은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출판계에서는 우선 원작들이 양질의 스테디셀러라는 점을 꼽는다. 부모 입장에서 무리없이 아이들에게 권해줄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읽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같은 어린이 버전의 주요 독자층은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나이가 되면 어린이책은 시시하게 생각해 멀리하거나 어른책만 읽으려 한다. 이 책들은 그 틈새를 메꿔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반응이 좋다는 것이 출판계의 분석이다.
형식 면에서 보면 아이들을 책으로 끌어들일 수 있고, 내용 면에서 보면 이 또래 아이들이 원하는 어른소설의 내용을 전달해줄 수 있다. 따라서 이 책들은 단절되어 있는 성인문학과 아동문학의 연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한미화 실장은 “고전적인 책들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새로운 형식으로 리바이벌하는 출판이 중요한 경향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