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원이 죽은 뒤 시를 짓는 선비 중에 그를 본보기로 삼지 않는 이 없다. 백대에 그의 작품에 필적할 시가 없기 때문에 그 이름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 한나라 시대 왕일(王逸)의 말은 두 밀레니엄이 지난 지금 사실로 증명된다. 굴원(屈原·?∼278 BC)은 초사(楚辭)의 창시자. 중국 문학장르 중에서도 초사는 서정성이 풍부하고 문체가 화려하며 초나라 지역의 사투리를 사용해 지방색이 짙다.
선정규 고려대 중문학과 교수(한국 중국어문학회 회장)가 평생 몸바쳐온 초사와 굴원 연구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1장에서는 굴원의 삶과 그의 시대을, 2장에서는 초사의 특징과 대표적 작품 해설을, 3장에서는 굴원이 후대의 중국문화에 끼친 영향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설명했다.
“출렁이는 감정의 기복이 인간다워 좋고, 울분과 설움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열정이 뜨거워 좋다. 변함없는 충정이 눈물겨워 좋다. 진실을 찾아 헤매는 치열한 탐구정신, 시류와 영합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이 좋고, 원리와 원칙을 목숨으로 고수하는 그 고결함이 좋을 따름이다”고 저자는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