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새해 학습계획 세우기]공부리듬 바꿔보세요

  • 입력 2001년 1월 7일 18시 55분


“예습과 복습시간을 많이 늘려서 계획표를 짰어요.”

새해를 맞아 학습계획표를 새로 짠 서울 중암중학교 2학년 김선정양(15)은 1학년 때 상위권이던 성적이 2학년 때 중위권으로 내려앉아 걱정하다 학습 상담을 받았다. 김양은 “내가 수업 집중력이 다른 아이들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라는 것을 알았다”면서 “예습 및 복습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학습계획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요즘 3학년 수학 예습과 문제집 풀이를 하고 있다.

공부 때문에 고심하는 학생들은 겨울방학을 재도약의 기회로 삼고자 한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결코 쉽지 않은 문제다. 새해를 맞아 야심찬 학습계획을 마련했던 학생들도 며칠이 지나기도 전에 제풀에 지치는 ‘작심삼일’이 되기 십상이다.

학습계획은 단순히 공부의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학습태도와 환경을 점검하고 고칠 수 있게 짜야 한다. 또 자신의 특성을 고려해야 물리지 않는 학습계획을 세울 수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은데 성적이 안 오르거나 책만 펴면 딴 생각이 나는 학생들은 과감하게 공부 리듬을 바꿔보는 게 좋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서울 숭례초등학교 6학년 송지혜양(13)은 오전 10시부터 3시간동안 중학교 1학년 과정을 가르치는 학원에서 수업을 받는다. 오후에 피아노 학원을 다녀온 뒤 방학숙제와 독서 TV시청 일기쓰기 등을 한다.

상담원은 “학원 수업은 배우는 과정이지 진정한 공부가 아니니 배운 것은 복습을 통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오후에 복습 위주로 공부하라”고 충고했다.

새벽이나 밤낮을 가리지 말고 스스로 공부가 가장 잘 되는 시간대를 골라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도 곁들여졌다. 학습 집중시간에는 마치 ‘눈뜨고 일어나면 화장실로 가서 세수하고 머리 빗듯이’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배야 한다는 것이 상담원의 설명.

송양의 어머니 박미숙씨(37)가 “TV를 켜놓고 공부하는 습관이 있지만 성적은 좋다”고 말하자 상담원은 “TV 라디오 음악소리 등은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이니 공부 집중시간에는 어머니가 친구 전화도 대신 받아 메모해주는 등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요 과목부터 차분히〓3월 고교에 입학하는 주정숙양(16)은 매일 오후 2시 학원에 가서 자습 3시간을 포함, 7시간씩 공부한다. 밤에는 독서와 컴퓨터 통신을 즐긴다. 주양의 시간활용은 모범적인 편.

그러나 주양은 “공부할 양이 너무 많아 부담스럽고 고교 내신이 중요하다니 불안하다”고 털어놓았다. 상담원은 “우선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에 시간을 많이 안배해 차근차근 공부하면 좋을 것”이라며 “방학 동안 인터넷을 활용해 진로 정보를 찾아보고 전공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학년별 목표〓학습상담 전문가들은 중고교 진학생은 물론 모든 학생에게 겨울방학은 상급 학년의 공부리듬을 미리 ‘훈련’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지적한다.

초등학생은 무엇보다 규칙적인 공부습관을 기르는 게 우선 과제. 매일 일정한 공부시간을 정해 집중력을 기르고 독서시간을 꼭 갖는다. 중학생은 정확한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며 기초를 충실히 다지는 학습계획이 주효하다. 고등학생은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 과목을 중심으로 학습계획을 세우되 짬짬이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비판적 안목을 기르는 시간 안배가 필요하다.

중앙교육진흥연구소 김순원(金淳元)상담팀장은 “겨울방학에 실천 가능한 학습계획표를 짜서 몸에 익히면 새학기 학교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다”면서 “특히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집중 학습시간을 체질화하는 게 방학 학습계획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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