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이별, 이산과 상봉 등 눈물 샘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익숙한 노래로 짜여진 악극이나 신파극들은 중장년층 팬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극장을 나서는 대다수의 올드 팬들은 ‘손수건은 필수, 휴지는 선택’이라는 제작사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거린다.
연례 행사처럼 흥행 대결을 벌였던 MBC와 SBS는 올해 설에는 각각 신파극 ‘애수의 소야곡’과 악극 ‘무너진 사랑탑아’를 공연한다. 70년대 대표적 인기드라마를 무대로 옮긴 향수극 ‘여로’에는 장욱제 태현실 박주아 등 당시 드라마의 오리지널 멤버들이 출연한다. 세 작품이 신파극 악극 향수극 등 다른 간판을 달았지만 큰 차이는 없다.
‘애수의∼’는 18일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무대에 오른다. 무용극 ‘우륵’의 작가 국민성이 대본을, ‘불효자는 웁니다’의 문석봉이 연출을 맡았다. 한인수 양금석 이계인 등 TV에서 낯익은 탤런트와 국악인 오정해, 코미디언 배일집이 출연한다. 무용가 안애순이 작품의 안무를 맡았다.
분단과 1950년 한국전쟁 등으로 헤어진 진수(한인수)와 금진(양금석), 두 부부의 2대에 걸친 비극이 그려진다. 28일까지 월∼토 오후 3시 7시, 일 오후 2시 6시. 1만5000∼5만원. 02―368―1515
93년 ‘번지없는 주막’을 시작으로 악극 붐을 일으킨 극단 ‘가교’가 SBS와 공동으로 제작한는 ‘무너진∼’은 2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 공연된다. 사랑하면서도 돈 때문에 맺어지지 못한 영진(김주승)과 정애(박상아)의 사랑 이야기가 일제시대부터 최근까지 파란만장하게 펼쳐진다. 최주봉 윤문식 박인환 김진태 등 악극에 자주 출연한 ‘백전노장’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강점이다.
‘과거를 묻지 마세요’의 작가 정세희가 작고한 김상열의 원작을 각색했고 악극 ‘번지없는 주막’ 뮤지컬 ‘드라큘라’의 강대진이 연출을 맡았다. 2월11일까지 평일 오후 4시 7시반, 주말 오후 3시 6시반. 2만∼4만원. 1588―7890
‘여로’는 19일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을 거쳐 2월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된다. 무엇보다 당시 드라마에서 “색시야 놀자”를 연발하던 바보 영구역으로 인기를 끌다 은퇴한 뒤 20여년만에 환갑의 나이로 무대에 복귀한 장욱제의 연기가 관심거리다. 영구의 부인 분이역은 젊은 시절은 귀순 여배우 김혜영이, 중년은 태현실이 맡았다. 3월4일까지 전국 순회공연. 2만∼5만원. 02―3675―0959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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