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손님위에 국장님

  • 입력 2001년 1월 14일 20시 08분


중소업체에 다니는 S씨. 최근 업무에 필요한 자료를 구하러 한 시민단체에 찾아갔다. 젊어 보이는 국장급 간부 한 사람을 만났다.

“제가 찾는 자료에 관한 기초 데이터를 갖고 계시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료를 좀 열람하거나 복사해 갈 수 있는지요.”

“죄송합니다만 곧바로 드릴 수는 없습니다. 자료를 정리하는데 시간이 걸리거든요. 기다리셔야 합니다.”

다급한 마음에 재차 사정을 해봤지만 꿈쩍도 안했다. 한참 실랑

이를 벌인 뒤에 원하는 자료를 얻을 수는 있었지만….

그 와중에 일어났던 일 하나. ‘젊은 국장급’ 간부가 담배를 꺼내 다리를 꼰 채 피우기 시작했다. ‘골초’인 S씨도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담배를 꺼내 물었다.

그 간부의 앞쪽에 있던 여직원이 화들짝 놀라 S씨를 말렸다.

“이 방은 금연구역입니다. 저기 금연표시 안보이세요? 흡연을 삼가 주세요.”

“국장께서 담배를 피우셔서 저도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만….”

“국장님과 손님이 어디 같나요?”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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