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 일산4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이승연씨(30·사진)는 출근에서 퇴근때까지 누런 주민등록원표 더미에 묻혀 지낸다. 그가 전담하는 업무는 ‘주민 전출입’. 그의 열손가락에는 늘 잉크가 묻어있다. 전체 주민 중 절반에 가까운 인구가 연중 들락날락하는 일산신도시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전출입 비율을 보이는 일산 4동에 근무하는 ‘업보’다.
일산4동에는 지난해 11월 현재 9269가구 2만8343명이 살고 있다. 이때까지 전입자는 7589명, 전출자는 6435명으로 합하면 1만4024명. 전출입자가 인구대비 49.47%로 분당 일산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
높다란 아파트 단지가 연상되는 신도시 풍경과 달리 일산 4동에는 단 한 동의 아파트도 없다. 단독주택과 3층짜리 빌라로 구성된 신도시 내의 이색적 동네다.
단독주택은 대부분 여러 세대로 나눠 전세 주거용으로 꾸며졌기 때문에 막 살림을 시작하는 젊은 층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쪼들리는 주머니 사정을 견디지 못한 건물주들이 건물을 매물로 쏟아낸 것도 전출입 비율을 높이는데 한몫 거들었다. 때문에 주민들이 극심한 주차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일산에서 손꼽히는 일식집을 비롯해 고급음식점등이 밀집해 있어 황금 상권으로 꼽힌다. 일산동은 1동에서 4동까지가 있으나 이중 3, 4동만 일산신도시에 포함돼 있다. 옛 일산은 고양군 시절 가장 번화한 읍으로 고양군의 대표적인 지명이었다. 일산동은 신도시 개발이전 단일 생활권이었으나 신도시에 포함되지 않은 1, 2동은 현재 ‘구(舊)일산’으로 통용된다. 때문에 ‘본(本)일산’이란 용어를 쓰자는 움직임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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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