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색다르게 만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 입력 2001년 1월 14일 20시 19분


“모차르트 시대 독일어로 된 오페라(징슈필)는 꼭 ‘성악적’으로 발성해야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문호근 예술의 전당 예술감독의 말. “연극 배우들이 섞여 집이나 술집에서 하듯 노래했고, 물론 성악가들도 무대에 올라 중간중간 어려운 기교를 자랑했죠.”

전문 성악가와 뮤지컬 배우가 호흡을 맞추는 색다른 오페라 무대가 선을 보인다. 20∼2월4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꼭꼭꼭꼭 쪼는 듯한 높은 소리의 ‘밤의 여왕 아리아’(‘지옥의 복수가 내마음에 끓어오른다…’) 등으로 누구의 귀에나 낯설지 않은 작품이다.

파미나공주역에 소프라노 김소현 남혜원, 타미노역에 테너 양인준, 밤의 여왕역에 소프라노 최자영 이하영, 자라스트로역에 베이스 고경일 등 성악가들이 출연하고, 노래가 비교적 간단한 파파게노역에 남경읍 김성기, 파파게나역에 이미라, 모노스타토스역에 조승룡 등 낯익은 뮤지컬 배우가 가세한다. 지휘 임헌정.

문감독은 전문 성악가와 뮤지컬 가수가 위화감 없이 비슷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 연습에서 가장 까다로운 점이라고 말했다. 뮤지컬 가수에게는 호흡을 비롯한 성악적 훈련을 시키고, 반대로 성악가에게는 공명과 소리의 볼륨을 줄여 멋진 앙상블이 이루어지도록 연습하고 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만년에 건강도 상하고 울적할 때 마다 ‘마술피리’가 공연되는 극장에 가서 오케스트라의 종소리를 직접 연주하고는 했답니다. 그만큼 밝으며, 그늘이라고는 없는 작품입니다.” 2600석 짜리 오페라극장이 아니라 675석 규모의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을 문감독은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 보는 ‘가족 오페라’로 구상했다. “떠들썩하게 놀면서 아름다운 꿈을 꾸는 작품이지요.”

‘마술피리’의 내용을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딸을 찾으려 하는 밤의 여왕, 그의 부탁을 받아들이는 타미노왕자, 파미나공주를 납치한 자라스트로…. 인물설정과 배경이 동화풍인데다 기본 3화음 위주로 된 명징한 음악 덕분에 온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손색이 없다.

제작팀은 대사와 합창부분, 지루한 부분을 줄여 공연시간도 2시간반에서 1시간50분 정도로 줄였다. 노래와 대사도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구어체의 우리말로 옮겼다.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오페라이니 만큼 시각적으로 예쁘게 보이도록 하는 데 힘을 쏟고 있죠.” 연출을 맡은 임경식 (서경대 교수·극단 반딧불이 상임연출)이 한마디 거들었다.

공연은 평일 오후 2시, 금 토 일요일 오후 2시 5시에 열린다.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1만∼2만원. 다섯 살이상 어린이부터 누구나 볼 수 있다. 02―580―130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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