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초중고생 골프유학 러시]싼맛에 영어도 배울겸 "호주로"

  • 입력 2001년 1월 15일 18시 40분


12일 오전 11시 호주 시드니 아더 스트리트에 있는 허드슨 파크 골프장. 시내 중심부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이 골프장에서 귀에 익은 한국말이 연거푸 들려온다.

“팔을 쭉 펴. 몸이 흔들리면 안돼.” “프로님, 드라이버 거리가 제대로 나지 않는데요….”

10여 개 정도의 타석이 있는 이 골프장의 연습장에는 한두명의 호주인을 제외하고는 모든 타석을 한국 학생들이 차지하고 있다. 노랑머리 호주인이 헛스윙을 하며 “오 마이 갓”을 외치기 전까지는 국내의 골프 연습장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

우리와는 반대로 요즘 30도를 넘는 한여름인 호주. 현재 시드니 골드코스트 멜버른 브리즈번 등 호주 주요 도시에 있는 골프장에서 전지 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 초 중 고 ‘골프 꿈나무’는 600∼700명인 것으로 현지 여행사 관계자들은 추산했다.

대부분 프로 골퍼를 지망하는 학생들로 방학 기간 골프 훈련을 위해 1인당 평균 500만원 정도의 경비를 들여 호주로 몰려오고 있다.

▽어떻게 가나〓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에서 교포나 호주인 코치를 소개받아 영어와 골프를 함께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어공부’에 대해서는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에 있는 골프 코치와 함께 가는 경우도 가끔 있다. 그러나 국내 골프 코치들이 싼 가격에 관광과 여흥을 즐길 수 있는 태국을 선호하기 때문에 호주에서 국내 골프 코치들을 보기는 힘들다. 시설이나 필드 여건은 태국보다 훨씬 낫다는 분석이다.

현지에 있는 친척이나 친구집에 머물며 골프 훈련을 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외국 전지훈련을 해 본 경험이 있는 학생들로 숙박비용이나 레슨비를 아끼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이용한다.

작년에 태국으로 전지 훈련을 갔었던 최모군(경기 의왕시 백운고 1년)은 “한국에서 골프를 같이 배운 선배 소개로 왔다”며 “국내 코치와 함께 갔던 태국보다 비용도 싸고 골프장 시설도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국내에서 코치를 데려가 2개월 정도 훈련을 하는 경우 △레슨비 200만원(월 100만원) △하숙비 골프장 사용료 등 현지 체재비용 500만원 △항공료 및 프로선수 체재비용 100만원 등 학생당 800만원 정도가 든다.

패키지 골프 여행 상품을 이용하면 국내에서 데려가는 프로선수들의 체재비용을 부담하지 않고 항공료나 레슨비용이 다소 싸기 때문에 500만∼600만원이 소요된다.

현지의 한 관계자는 “친척이나 친구 집에 묵어도 기본적인 항공료와 레슨비가 들기 때문에 2개월 기준으로 500만원 정도는 든다”고 말했다.

▽왜 갈까〓비용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게 가장 큰 이유. 그리고 국내에는 겨울에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이 제한돼 있다.

허드슨 파크 골프센터에서 한국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교포인 김관성(金官成·35)프로는 “한국에서는 1주일에 1, 2회 정도 필드에 나가 레슨을 받으면 레슨비(월 300만∼400만원)와 필드 이용료(라운딩당 15만원) 등을 포함한 훈련비용이 월 500만원이 넘는다”며 “호주는 매일 18홀짜리 코스를 돌더라도 레슨비와 체재비용을 포함해 월 200만∼300만원이 들기 때문에 자녀들을 프로 골퍼로 키우려는 부모들이 선호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드니〓송진흡기자>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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