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학들은 서울대가 올해 입시에서 처음 도입했던 심층면접을 앞다퉈 도입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
고려대 김성인(金成寅)입학관리실장은 “모든 전형에 논술과 면접을 보고 논술에는 반드시 영어 예시문을 포함시켜 종합 평가할 방침”이라며 “특히 기초학력을 측정할 수 있는 심층면접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실장은 그러나 “비교과 영역의 비중이 늘어 일선 고교에서 경시대회 참가 열풍이 불 것 같다”며 “대학 입장에서 경시대회 수상경력이 많은 학생들을 선호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연세대는 정시모집 70%, 수시모집 30%(1학기 10%, 2학기 20%)로 선발할 방침인데 정시에서는 수능과 학생부 논술을 종합해 평가하고 전공계열 및 학부의 특성을 반영하는 다단계 전형을 하기로 했다. 추천제도 학교장 뿐 아니라 ‘학생의 소양을 아는 사람’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성균관대도 이날 복합논술과 심층면접 도입을 골자로 한 내년 입시계획을 발표했고 다른 대학들도 이달 중이나 내달초 발표할 예정이다.
고교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능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심층면접과 논술의 중요성이 커졌고 비교과 영역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서울 세화고 박범수교사는 “서울대 입시안을 보면 학교생활기록부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등 교육에 관한한 ‘이제 공은 학교로 넘어왔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교과영역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 학생들은 봉사활동, 경시대회 수상경력 등 ‘만능’이 돼야 하는 부담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또 일부 대학들이 1학기 중인 5월부터 수시모집을 시작할 움직임이어서 고교는 신학기 시작과 함께 대입전략을 마련키로 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라벌고 김성학 주임교사(국어과)는 “내신과 수능, 대학별 고사라는 큰 틀은 유지되지만 전형요소별로 중요도가 달라져 입시전략을 바꿀 수밖에 없다”며 “전에는 수능 위주로 가르쳤지만 올해는 1학기부터 논술과 심층면접을 동시에 비중을 두고 가르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동고 2학년 부장 이완성교사는 “과목별 석차가 도입되는 만큼 과목별 우수생들에게 모두 우수상을 주는 등 과목별 심화 학습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심층면접과 구술고사에 대비해 토론식 수업 등 새로운 수업방식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숙명여고 차세일교사는 “면접 구술고사의 비중이 커져 수험생들이 입시학원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져 학교교육 정상화를 해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내신성적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과학고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들은 논술과 면접 비중 강화가 특목고생들에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원외고 김일형 교감은 “심층면접과 구술고사의 비중이 커지고 내신 불이익이 다소 해소돼 특목고들의 숨통이 다소 트였다”며 “암기 교육에서 탈피해 독서강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