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란 아트유치원’(02―536―2441)의 수업 풍경. 4시간 30분의 하루 교육시간 중 2시간을 음악교육에 할애한다. 점심 간식 시간을 빼면 유치원에 있는 동안의 70%를 음악과 함께 하는 셈. 미술 체육교육이 그 다음이고 영어는 최소한의 시간만 할애한다. 박민선 교사(30)는 “항시 음악을 틀어놓고 율동과 함께 따라 부르기를 하며 손비비기 무릎치기 등으로 박자감 리듬감을 익힌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에 대한 ‘감성교육’이 중요시되면서 음악분야를 중점적으로 지도하는 전문유치원이 생겨나고 있다. 어린 시절 다양하게 음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감성지수(EQ)’를 높여주고 유치원과 음악학원을 동시에 다니게 할 경우 아이들에게 줄 부담을 덜어주자는 취지. 수강료는 월 30만원 안팎이 많다. 학부모 김현정씨(35·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아이들이 집에서도 장난감이나 컴퓨터에 집착하지 않고 노래부르기나 악기에 금방 취미를 붙인다”고 말했다.
음악유치원의 유아들은 대체로 ‘악기’에 대한 친근감 때문에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병행해 배우는 게 보통. 1년 동안 배워 겨우 ‘떴다 떴다 비행기’정도를 연주하지만 배우는 효과는 ‘조금씩 깊이’ 나타나고 있다.
‘그룹레슨’스타일도 음악유치원이 중점을 두는 부분이다. 8∼10명 정도가 한 팀을 이뤄 레슨을 받는다. 화음과 합주를 하면서 협동심과 서로를 배려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한다. 졸업식 대신 ‘합동연주회’로 수료식을 대신하기도 한다.
서울 용산구 용산동 ‘소망유치원’(02―790―9020)은 북 장구 소고 등 전통악기를 많이 가미한 것으로 유명하다. 경기 평촌신도시의 ‘몬테소리(031―422―5222)’는 음에 따라 손을 다르게 움직이게 해 절대음감을 익히게 하는 ‘코다이’강의 기법을 도입했으며 수원시 팔달구 영통동 ‘감성과 느낌 유치원’(031―203―4411)은 정통적인 유아들의 음악교재인 ‘아마데우스’를 충실히 가르치며 클래식 음악감상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서울대 의대 신민섭(申敏燮·아동정신과)교수는 “학계에 ‘모차르트 효과’ 등이 보급된 것처럼 어린 시절 다양한 음악적 자극이 우뇌를 개발하고 정서순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EQ는 타인과의 감정교류를 얼마나 원활하게 하느냐에 따른 사회화과정에서 발달하는 것이지 단순 특화된 예능교육의 실시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