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외른 소르틀란 글 라르스 엘링 그림 박효상 옮김
40쪽 7900원 주니어김영사
신비와 모험이 가득한 예술동화. 안나와 함께 환상적인 미술의 세계를 여행해보자.
오늘은 헤럴드 삼촌이 미술관 구경을 시켜주는 날. 안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미술관을 찾았다. 삼촌이 잠시 다른 사람에게 그림 안내를 하는 동안, 화장실을 가고 싶어졌다. 화장실을 찾아 여기 저기 돌아다니던 안나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붉은 옷을 우연히 발견하곤 그것을 입어본다. 그런데 그것은 요술 옷이었다.
환상적인 그림 모험은 이렇게 시작된다. 기발한 상황 설정을 통해 렘브란트, 뭉크, 몬드리안, 고흐, 피카소, 샤갈, 세잔, 마티스 등 13인의 거장과 그 대표작을 만나게 해준다. 그 여행은 마치 마법에 홀린 듯하다.
안나는 먼저 렘브란트 자화상의 할아버지와 대화를 나눈다. 뭉크의 그림 속 모델이 되기도 하고 몬드리안의 추상화 속으로 들어가 그림 선을 따라 걷기도 한다.
“아무도 내 그림을 원하지 않아” 하면서 절망하는 고흐 할아버지도 만난다. 고흐 그림의 노란 벌판을 지나자 이상한 얼굴의 여인과 함께 우산을 쓰고 있는 피카소 할아버지가 나타난다.
이어 안나는 요술 파이프를 타고 하늘을 날기도 한다. 그 파이프는 다름 아닌 르네 마그리트의 파이프 그림이었다. 한참 하늘을 날다보니 갑자기 파이프가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어찌해야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환상적인 옷차림의 아저씨가 안나를 받아주는 것 아닌가. 누군가 했더니 샤갈 아저씨였다.
안나는 마술을 부리듯 원색의 여자를 그리는 마티스 할아버지의 그림 솜씨에 넋을 빼앗기 고, 물감을 뿌리면서 그림을 그리는 잭슨 플록 아저씨와 함께 신나게 물감을 뿌리면서 그림도 그려보았다.
노르웨이 최고의 동화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가 함께 만든 동화다. 새롭고 기발한 발상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림에 관한 상식, 그림 감상법도 일러준다.
피카소 아저씨로부터 한 사람의 얼굴에 두 방향에서 본 코가 함께 그려져 있는 이유를 듣는 대목이 그 대표적인 예.입체파 화가들이 대상을 어떻게 그리려 했는지를 자연스레 설명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책은 아니다. 그림에 대한 관심과 기본 상식이 있거나 책을 많이 읽는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용이다. 책 뒤에 나오는 화가들에 대한 설명을 먼저 읽고 나서 동화를 읽으면 이해가 더 빠를 것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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