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통신]미국 여성 43% "성기능 장애"

  • 입력 2001년 1월 28일 18시 44분


미국에서 1960년대에 성혁명과 반전을 외쳤던 ‘우드스탁 세대’가 지금 ‘비아그라 세대’로 접어들었다. 이들은 성에 대한 가치관을 바꾸지 않았지만 30년 전과 달리 공개적으로 성기능 장애에 대해 토론하게 됐다. 그러나 토론의 대부분은 남성에 관한 것이었다. 남성이 여성보다 성기능 장애가 훨씬 많으며 발기부전이 가장 중요한 병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설에 반박하는 연구가 최근 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됐다. ‘미국 국민 건강 및 사회생활 조사’가 그것. 조사팀은 18∼59세의 남성 1410명과 여성 1749명에게 나이 학력 결혼여부 등과 함께 △성욕 부족 △흥분 장애 (남성은 발기, 여성은 윤활 장애) △사정이 안되거나 극치감이 없는 장애 △조루 혹은 조기 극치감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 △성교통 △성적 쾌감 결핍 등이 있는지를 물어봤다.

연구 결과 놀랍게도 남성은 31%만 성기능 장애가 있었지만 여성은 43%가 성기능 장애를 호소했다. 여성은 젊은 층에서 성기능 장애가 더 많았지만 남성은 나이가 들수록 장애가 많았다. 남녀 모두 기혼자가 독신자나 이혼자에 비해 성 문제가 적었으며 학력이 높을수록 성기능장애가 적었다. 남성은 고주망태나 허약자에게 성기능 장애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게 제일 흔한 증상은 성욕 결핍과 극치감 도달 장애였다. 남성에게는 전체적으로 조루와 성행위 불안이 발기부전보다 더 많은 빈도로 나타났으나 50대 이후에는 성행위 불안보다 발기부전이 흔했다.

성행위는 사회심리학적 요소들뿐만 아니라 호르몬이나 신경 혈관 건강상태 등과 관련있는 복합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점이 뚜렷이 밝혀지는데 비아그라는 큰 역할을 했다. 비아그라는 성생활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그러나 남녀가 솔직하게 성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계기가 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서울중앙병원(하버드의대 협력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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