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단골]뜨개질로 엮어가는 사랑과 우정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2분


“선물로 줄 옷을 뜨개질하다 보면 한땀한땀 그 사람을 생각하게 돼요. 지난 설엔 친정 부모님께 손뜨개 외투를 선물해드렸는데 너무 좋아하시더군요.”

경기도 광명에 사는 주부 오승진씨(30·사진)는 수예용품 쇼핑몰 ‘송영예의 바늘 이야기(www.banul.co.kr)’의 단골손님이다. 재작년 송영예 사장이 펴년 뜨개질 책을 읽고 인터넷 사이트를 처음 찾았다. 이제는 하루에도 여러번 ‘바늘이야기’를 방문하는 ‘골수 고객’.

“물건 구색이 많아 참 좋아요. 동네 수예점에선 구할 수 없는 재료도 있죠. 무엇보다 뜨개실 색깔이 다양한 게 장점이에요.”

‘바늘이야기’에선 실 바늘 지퍼 등 수예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재료를 판다. 가격은 일반수예점보단 싸고 동대문 등 도매시장보단 비싼 편. 하지만 파운드 단위로 파는 도매시장과 달리 소량으로도 살 수 있다. 주문한 물건은 수도권 지역의 경우 하룻만에 배달된다.

오승진씨는 ‘바늘이야기’의 또다른 매력으로 지역별 모임을 꼽았다. 회원들끼리 ‘언니 동생’으로 부를 만큼 분위기가 가족적이다.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뜨개질 관련 정보를 교환하고 봄가을로 작품전시회를 연다. 두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갖는데 가끔씩 ‘번개’도 한다고. 요즘엔 뜨개질 도면을 E메일로 주고받는 ‘컴도사’ 주부들도 많다.

‘바늘이야기’는 회원들을 위한 자료실도 운영한다. 니트옷의 패션동향과 ‘배색 넣는 법’ 등 기술강의는 물론 초보자를 위해 동영상 강좌도 제공한다. 자료실은 특히 세련된 디자인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5년전 뜨개질을 처음 시작할 때 남편한테 스웨터와 조끼를 선물했어요. 지금 보면 너무 촌스러운데도 ‘가보’처럼 애지중지해 너무 고마와요. 겨울만 되면 꺼내입고 다니거든요”

5살된 딸과 2살된 아들도 외투와 조끼는 물론 모자 목도리 가방까지 모두 엄마가 만든 ‘수예품’을 걸치고 다닌다. 오승은씨 가족에겐 뜨개질이 서로간의 사랑을 이어주는 다리 구실을하고 있는 셈이다. 오씨는 요즘 뜨개질과 십자수를 접목하는 ‘작품’을 연구중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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