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한국생활사박물관1-선사생활관'

  • 입력 2001년 2월 2일 18시 39분


― 6000년전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아이에게

한국생활사박물관1―선사생활관

편찬위원회 지음

98쪽 1만5000원 사계절

《‘여기는 기원 전 4000여년의 조용하고 한가로운 신석기 씨족마을. 큰 강이 둥글게 돌아 나가면서 쌓아 놓은 모래톱 위에 원추형의 작은 움집들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본문 39쪽) 》

책을 펼치면 서기 2000년 1월1일 오전 7시경 서울의 모습이, 막 잠에서 깨어나는 도시의 모습이 커다란 화면을 가득 채운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그 다음 쪽에는 기원전 4000년 8월15일 오전 11시 서울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네안데르탈인 같기도 하고 수염 난 원숭이 같기도 한 원시인들이 혹은 긴 창을 들고, 혹은 돌칼을 쥐고 긴장된 표정으로 숲 속을 걷고 있다.

서울이라는 구체적인 공간에서 현재와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과 등장인물들을 보면서 6000년이라는 시차를 깨닫는 순간, 아이들은 단숨에 역사의 현장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들에게는 맹수의 날카로운 이빨도 없었다. 날아오르는 독수리의 우아한 날개도 없었고, 물살을 헤치는 상어의 지느러미도 없었다. 이런 열등한 동물인 인간이 어떻게 멸종되지 않고 살아 남았으며, 나아가 다른 동물의 지배자로 우뚝 설 수 있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저 도시의 고층 건물 같은 그들의 ‘우뚝서기’에 있었다.”

야외전시, 구석기실, 신석기실, 특별전시실, 가상체험실, 특강실등의 구성으로 책 속 박물관 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은 인류의 조상들이 ‘해방된’ 두 앞발로 무언가를 움켜잡게 된 뒤부터 생기게 된 변화를, 다큐멘타리 스타일의 정밀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생동감있는 문장으로 재구성해낸다.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은 이 책에 있는 모든 글자들을 무시하고 그림만 보아도 충분하다. 그리고 자기주도적 학습과제를 선사시대로 잡은 고학년 아이는 이 책을 통해 원시인들의 삶을 보다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곳곳에 수록된 선명한 사진과 친절하고 정확한 해설을 잘 활용한다면 틀림없이 친구들의 박수를 받게 될 것이다.

1권 선사시대관을 시작으로 15권 20세기 생활관까지 이어질 ‘한국생활사 박물관’ 시리즈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아침햇살아동문학회)

achs003@chollian.net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