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유엔아동기금(UNICEF)이 교통사고와 상해 등 각종 사고로 숨진 어린이의 비율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를 6일 발표해 충격을 주었다.
이는 유엔아동기금이 91∼95년 5년간 각종 사고로 숨진 14세 이하의 어린이 비율을 집계해 국가별로 비교한 결과다. OECD 29개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 룩셈부르크 터키는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의 경우 어린이 10만명당 25.6명이 매년 각종 사고나 상해로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어른들의 난폭 운전이 가장 큰 이유였다. 비율이 가장 낮은 스웨덴(10만명당 5.2명)에 비하면 5배나 높았다.
전체 어린이 사고사를 원인별로 보면 교통사고가 41%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익사(15%) 폭력(14%) 화재(7%) 추락(4%) 중독(2%) 총기사고(1%) 등의 순이었다.
유엔아동기금은 잘 사는 나라라고 해서 어린이 사고사 비율이 반드시 낮은 것은 아니라면서 교통안전수칙을 엄격히 지키면 매년 어린이 1만2000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연대 허억(許億) 사무국장은 “어린이 보호에 대한 어른들의 의식과 의지가 결여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최소한 어린이들이 횡단보도만 안전하게 건널 수 있게 해도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