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합성수지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부피있는 조형공간을 분출시켜왔던 서양화가 박수룡(47·사진)씨가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2년만에 갖는 이번 개인전에서 그는 역시 입체감이 느껴지는 요철(凹凸)화면을 통해 전통문화와 선사시대 문화의 원류를 추적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의 신작들은 이전에 비해 색과 형태가 많이 변했다. 화려한 색깔은 사라지고 훨씬 질박해진 짙은 갈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으며, 추상 일변도의 형태도 누그러져 이집트 벽화나 암각화 등을 연상시킨다. 그림 감상자의 입장에서는 훨씬 보기 편해진 셈.
그는 이같은 변신에 대해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돼온 한국적인 색채를 사용하고 싶었다”면서 “특히 농촌의 두엄더미에서 나온 듯한 짙은 갈색은 우리 고유의 질박한 색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내놓는 작품들은 지난해부터 시작한 최근작 ‘선사시대의 꿈’과 ‘이집트의 꿈’ 시리즈, 초기작을 재현한 ‘뛰는자’ ‘해오라기’ 등 30여점.
‘선사시대의 꿈’시리즈는 천년의 오랜 시간을 나타내는 듯 고고한 느낌을 주며, 초기작을 재현한 작품들은 작가 자신의 실존적 고뇌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이집트의 꿈’ 시리즈 중에는 1000호(세로 2m30× 가로 6m50)짜리 대작도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박씨는 조선대와 동국대 대학원을 나왔으며 그동안 15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02―544―8481, 2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