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불독맨션', "이것이 애시드 팝의 진수다"

  • 입력 2001년 2월 7일 18시 58분


언더 릴레이 인터뷰 2번째 주자로 '불독 맨션'(Bulldog-mansion)이 선정됐다. 이들은 '브랜드 뉴 해빗'이나 '자미로 콰이' 같은 애시드 팝 음악을 추구하는 4인조 밴드다.

94년 대학 가요제 대상을 차지하면서 가요계에 데뷔한 리더 이한철은 2장의 솔로 앨범과 2인조 그룹 '지퍼'의 멤버로 활동한 싱어송 라이터. 서창석(기타), 이한주(베이스), 조정범(드럼)도 '리아' '플라워' 등의 세션 주자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불독 맨션'은 지난해 6곡을 담은 싱글 앨범을 발표해 2000장의 초판이 매진되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7일 본사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개, 불독의 이빨처럼 멋진 음악으로 팬들을 꽉 잡아두겠다는 이들을 만났다.

▼ 요즘 뭐하고 사나?

- 이한철(철): 지방 방송에 출연하러 다니고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선곡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싱글 1~2곡을 포함해 신곡들로 꾸밀 예정이다.

▼ 싱글 앨범을 들어보면 스트링을 사용하는 등 레니 크래비츠나 자미로 콰이 같은 고급스러운 록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불독 맨션'은 어떤 음악을 추구하는 팀인가?

- 철: 외국 가수로 보면 '브랜드 뉴 해빗' 자미로 콰이 같은 에시드 팝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음악을 좋아하지만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그려나가고 있다. 싱글에 수록된 'Fever'풍의 록과 스트링이 가미된 퓨전 음악이라 할 수 있는데 4월에 발매할 데뷔 앨범은 이런 종류의 음악으로 꾸밀 생각이다.

▼ 싱글 앨범 제작비는 얼마나 들었나?

- 이한주(주): 우리는 초 저예산이었다. 악기는 조동익 선배 등에게 빌려왔고 연습실에서 녹음했다. 마스터링 작업하고 음반 2000장을 찍는데 총 400만원이 들었다(보통 가수의 경우 최소 1억~2억원이 소요된다). 초도 물량이 다 팔렸고 재판을 찍었으니 얼마 되진 않아도 남는 장사을 한 셈이다.

♬ 노래듣기

  - Fever
  - 괜찮아!
  - 피터팬
  - 99
  - 아침엔 문득

▼ 돈을 너무 적게 들인 것 같은데.

- 조정범(범): 사운드가 만족스럽지 않았던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내 음반업계 판매가 극도로 저조한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한 것뿐이다. 무리해서 투자할 필요는 없지않나?

▼ 언더 밴드는 배고픈 생활이라고 알고 있다. 생활은 어떤가?

- 서창석(석): 우리는 원래 없이 살아서 괜찮다. 아껴서 쓰면 된다.

철: 음반다른 가수들에게 노래를 만들어주거나 연주를 해주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이제 밴드만으로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 사실 이한철은 오버 그라운드에서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졌던 가수였는데 어떻게 언더 밴드를 결성하게 됐나?

- 철: 솔로와 '지퍼' 멤버로 활동하면서 '내 모습이 이게 아닌데'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수를 그만 둘까 고민도 했지만 예전에 세션 활동을 함께 했던 멤버들과 다시 한번 해보자며 뭉치게 된 것이다. 99년 9월쯤 서울 대학로의 모 클럽에서 공연을 열었는데 관객은 30명 정도였다. 기대만큼의 숫자는 아니었지만 그 사람들이 큰 힘이 됐다. 요즘 우리 팬클럽 회원은 500명이 넘는다.

▼ 매니저 없이 직접 홍보를 하는 것이 힘이 들지는 않나?

- 철: 바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홀가분하다. 연습을 오래 할 수 있어서 좋다. 가끔씩 연락이 오면 악기 들고 노래 부르러 가면 그만이다. 옛날 생각을 해보니 배부른 나날이었던 것 같다.(웃음)

▼ 기성 가요계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 주, 석: TV에 가요가 나오면 그냥 채널을 돌려버린다. 별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

범: 듣기는 하는데 금방 질린다.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었으면 좋겠다.

철: 난 좀 다른데 우리 음악과 따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문화적인 호기심 차원에서 참고할 부분도 분명히 존재한다.

▼ 이한철 외에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됐나?

- 주, 석: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서울 예전 실용음악과 동창이다. 앞으로 싱어송 라이터로 인정받고 싶다.

- 범: 경희대 재학 시절에 스쿨 밴드를 하면서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96년 이한철을 만나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음반 내고 소극장에서 장기 공연을 열고 싶다. 언플러그드 연주도 보여주고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무대를 꾸밀 것이다.

▼ 정규 앨범이 나오면 TV에도 자주 나올 생각인가?

- 석: 일단 홍대와 대학로 등에서 클럽활동을 하면 기본기를 닦았으니 오버 그라운드에 나가도 자신 있다. 우리 음악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 정규 앨범과 멋진 활동을 기대해 보겠다. 끝으로 괜찮은 언더 뮤지션을 추천해 달라.

- 불독 맨션: 정규 음반에서 우리만의 개성을 담은 결과물을 선보이겠다. 기대해 달라. 멋진 인디 뮤지션? '마이언트 메리'와 '넬'을 추천한다.(3탄으로 계속)

황태훈 <동아닷컴 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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