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明堂(명당)

  • 입력 2001년 2월 11일 19시 23분


自然을 대하는 태도는 동서양에 큰 차이가 있다. 서양 사람들은 자연을 객관적인 사물로 인식하여 硏究나 征服(정복)의 대상으로 삼지만 중국이나 우리나라 사람에게 있어서 자연이란 신성불가침범의 존재로서 그저 攄得(터득)과 服從의 대상일 뿐이다.

故事 ‘愚公移山’(우공이산)은 인내와 끈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改造하려고 달려드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빗댄 것이다. 그래서 ‘愚公’이라고 하지 않는가? 대신 사람은 自然을 받들고 그 섭리에 순종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 결과 한중 양국은 서양사람들이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깊디깊은 哲學은 발전시켰지만 科學은 발달시키지 못했다.

이런 자연중시사상의 결과 발생한 것이 이른 바 八字와 風水인데 전자가 時間을 뜻한다면 후자는 空間을 뜻한다. 어느 것도 自然의 時와 空을 어기지 않고 迎合해 보고자 하는 심리의 發露(발로)에서 비롯된 것으로 非科學的인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아주 무시하기도 어려우리 만큼 우리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현재 明堂이라고 하면 風水의 用語가 되어 左靑龍(좌청룡) 右白虎(우백호)로 둘러 싸인 ‘要地’로 인식되어 있지만 사실 그 본뜻은 글자 그대로 ‘밝게 비추는 마루’, 즉 임금이 政治를 함으로써 天下를 밝히는 대청마루일 뿐이다. 지금 말로 하면 청와대 중에서도 대통령의 집무실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지금의 묘터나 집터와는 멀어도 한참 멀다.

물론 明堂이 國政의 中樞(중추)기관이므로 그만큼 중요한 곳이라서 후에 그렇게 轉用되었겠지만 중국 사람들이 인식하는 明堂은 그저 ‘王의 執務室’일 뿐이다.

王의 執務室이라면 萬人이 우러러보는 羨望(선망)의 대상이 되었을 법도 한데 사실은 그렇지도 않았다. 역대의 天子들이 다투어 明堂을 너무 호화롭게 꾸몄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온갖 묘안을 다 짜내게 되고 그것은 또 극심한 民弊(민폐)로 이어졌다. 秦始皇(진시황)의 阿房宮(아방궁)은 대표적인 예이며 후에 漢武帝나 唐나라 때의 則天武后도 그러했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明堂’이라면 도리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그러면서 말한다.

“明堂은 무슨 놈의 明堂!”($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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