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첫 음반을 낸 ‘들국화’는 국내 로커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특히 보컬 전인권의 소름돋는 카리스마는 후배들에게 경외의 대상이다. 그만큼 ‘들국화’는 몸서리쳐질 만큼 야성(野性)을 퍼부어댔고 지금은 한국 록의 신화로 우뚝 선 것이다.
최근 권인하 이승환 신해철 김장훈 강산에 이은미 ‘윤도현 밴드’ ‘크라잉 너트’ ‘긱스’ ‘델리 스파이스’ ‘동물원’ 등이 ‘들국화’ 이름 앞에 앞다투어 모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들국화’헌정 음반에 일제히 참가했다.
음반 ‘한국 록 다시 부르기’를 발표한 바 있는 윤도현은 “80년대 한국 록 역사를 새롭게 열어제친 ‘들국화’의 음악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뜻에서 참가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념공연 열어>
수록곡은 ‘행진’(윤도현 밴드), ‘그것만이 내세상’(권인하·박효신),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이은미), ‘제주도의 푸른 밤’(동물원), ‘사랑한 후에’(신해철), ‘그것만이 내세상’(강산에) 등.
그러나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들국화’의 벽이 높았던 탓으로 후배 가수들이 ‘그것만이 내세상’ ‘사랑한 후에’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등 대표곡을 선뜻 지원하지 않았다. 한 가수는 “전인권 선배와 비교되면 내 보컬의 한계가 드러날까 힘들었다”고 말한다. 수록곡은 참가 가수의 개성대로 편곡을 달리해 하나씩 불렀다. ‘그것만이…’는 권인하와 박효신 등 선후배가 호흡을 맞췄고 이승환은 ‘사랑일뿐야’를 아이들의 합창과 많은 현으로 새롭게 단장하는 세련미를 과시했다.
기획자이자 음반 프로듀서를 맡은 강헌은 “전인권의 압도적인 보컬을 그대로 좇기보다 각각 개성에 따라 들국화를 다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14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기념 콘서트를 갖는다. 이 무대에는 ‘들국화’도 나와 대표곡 5∼6곡을 부른다. 02―324―9442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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