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아쿠아리움 '민물고기展'…남북 50여어종 전시

  • 입력 2001년 2월 13일 18시 48분


“부정(父情)이 깊은 ‘가시고기’, 색동옷을 입은 ‘쉬리’, 백두산으로 이사간 ‘천지산천어’, 큰 물고기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칠성장어’ 등 남북한의 대표적인 민물고기들이 만났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첫 특별기획전 ‘한반도 민물고기 탐구대전’에는 한반도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200여종의 민물고기 중 50여종 3000여마리가 전시돼 있다.

토종 민물고기 전시회로는 최대 규모인 이 전시회는 당초 겨울방학 기간중에만 열릴 예정이었으나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끌자 5월말까지 연장됐다. 애기미꾸리, 열대메기, 칠색송어 등 두만강과 북한 내륙 담수호에서 직접 채집한 15종의 북한 민물고기는 이색 전시물.

아쿠아리움 어류연구팀이 지난해 12월 영하 20도를 밑도는 추위속에서 두만강 300여㎞의 물길을 따라 채집한 이들 고기는 심한 기온차로 ‘이송 작전’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채취한 것 중 95%가 아직 건재해 있다.

또 남한의 최북단 마을 대성동에서 어업권을 가진 한 주민에게 의뢰해 비무장지대에서 채집한 누치, 잉어, 버들매치, 가시납지리, 동자개 등이 관람객들을 반기고 있다.

몸 색깔이 황금색인 희귀어종 황쏘가리, 한강 임진강 금강 등에서만 서식하는 어름치, 강원도 깊은 계곡 1급수에서만 사는 열목어 등 천연기념물도 볼거리다.

이밖에 ‘물 속의 청소부’로 모두 잉어과에 속한 모래무지, 참마자, 돌마자, 누치 등과 외래 어종인 블루길과 배스(검정 우럭과), 142종의 민물고기를 닥치는대로 먹는 황소개구리 등이 있다.

어류연구팀 정승범 팀장은 “50여종의 북한 민물고기를 수집하려 했으나 2m 이상의 두꺼운 얼음 때문에 15종만 채집해 아쉽다”며 “민물고기와 함께 전 세계에 분포된 2만여종 중 아쿠아리움에 전시된 400여종의 어류를 관람하면 교육적 효과도 크다”고 말했다.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9시(토요일은 오후 10시까지 연장)이며 입장료는 어른 1만4500원, 중고생 1만2000원, 어린이 9500원. 02―6002―6200(www.coexaqua.co.kr)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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