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해온 국내 음반계도 한국판 냅스터인 ‘소리바다(www.soribada.com)’ 등에 대해 소송을 준비하는 등 대응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음반산업협회는 14일 “디지털 음악 파일의 불법 유통으로 청소년들의 음반 구매가 10% 가량 격감하고 있다”며 “손해배상 차원에서라도 불법 인터넷 사이트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냅스터가 지난해 7월 사이트 잠정 폐쇄 명령을 받은 데 이어 항소심에서 유사한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소리바다’의 저작권 침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은 ‘소리바다’ 외에 ‘K텔라’ 등 P2P(Peer to Peer)방식으로 디지털 음악 파일을 불법 복제하거나 인터넷에 음악 파일을 유통시키는 사이트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이들은 최근 전문팀을 구성해 저작권 침해가 심각한 불법 복제 사이트와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사이트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확보해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음반계는 당장 사이트 폐쇄나 서비스 정지를 요구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냅스터와 독일의 미디어 그룹 베텔스만이 유료 회원제 음악 사이트 개발을 조건으로 제휴한 것처럼 국내 음반계도 인터넷 사이트와 제휴해 서비스를 양성화 유료화함으로써 새로운 수입원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소리바다’를 개발 운영하고 있는 양정환씨도 14일 “‘소리바다’도 냅스터와 마찬가지로 저작권문제가 걸려있어 이를 유료화로 풀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씨는 “미국 항소법원에서 패소한 냅스터가 유료화를 추진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무료서비스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16일 한국음악저작권협회 관계자와 만나 저작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소리바다’ 사이트를 이용해 무료로 음악파일을 다운로드 받고 있는 이용자들은 올 상반기 이후에는 일정 요금을 지불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터넷으로 음악파일을 내려받는데 필요한 MP3 제조업계는 “냅스터 서비스가 중단되더라도 MP3플레이어 등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업계는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이란 인터넷의 속성상 무료 MP3 사이트가 없어질 리가 없고 △현재 국내외 메이저 음반사들이 MP3 파일 판매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기존의 CD 음악을 MP3로 변환해 듣는 사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MP3는 CD와 달리 자유로운 편집은 물론 인터넷상에서의 검색 및 이용도 가능하며 CD 한장에 최대 100여곡을 저장할 수 있다. 이에따라 MP3 시장은 점점 확대일로에 있으며 편리함을 경험한 사용자들이 결코 사용을 포기할 리 없다는게 MP3 제조업계의 예상이다.
<허엽·문권모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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