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광우병이 무서워 쇠고기 안먹는다고요?

  • 입력 2001년 2월 20일 19시 36분


◇"영양불균형이 더 무서워요"

'사람 광우병'이 겁나서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

최근 고깃집에 손님이 격감하고 있고 일부 시민은 설날 선물로 받은 갈비짝을 내다버리는 등 ‘광우병 파동’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의료계와 영양학자들은 쇠고기를 먹지 않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기 좋은 쇠고기를 먹지 않았을 때 신체의 저항력과 스트레스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이 생기는데다 어린이는 성장에 지장을 받는다. 의료계에선 “쇠고기를 먹어서 ‘사람 광우병’인 변형 크로이츠펠트 야코브병(vCJD)에 걸리는 것보다 고기의 탄 부위를 먹어 암에 걸릴 확률이 최소 수 만 배 높다”면서 “세계적으로 8초마다 한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담배는 끊지 않으면서 vCJD를 우려해 쇠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한다.

◇쇠고기 먹는 것이 좋다

요즘 사람의 유전체(게놈·Genome)가 주목받는 것은 유전자가 생명활동의 기본물질인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쇠고기엔 DNA의 암호에 따라 RNA가 단백질을 만드는 원료인 아미노산, 조직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질소, 생물의 성장 유지 기능에 필수요소인 질소화합물이 풍부하다.

영양학자들은 “육류 위주의 식생활을 하는 서양인과 달리 한국인은 고기를 충분히 먹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성장장애, 조기노화 등이 오며 면역력이 뚝 떨어진다”면서 “현실적으로 단백질 섭취에 맛있는 쇠고기가 최적”이라고 설명한다.

단백질만 따져서 70㎏의 남성은 최소 70g, 55㎏의 여성은 50g이 필요한데 1998년 국민영양조사결과 65세 이상의 53.9%가 단백질 권장량의 75% 미만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백질을 제대로 섭취하기 위해선 하루에 생선 중간 크기 한 토막, 달걀 한 개, 두부 4쪽에 우유 한 컵과 함께 육류 한 접시를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계란 우유와 함께 3대 단백질원으로 꼽히는 쇠고기는 맛이 좋은데다 불포화 지방산과 필수 아미노산이 듬뿍 들어있다. 맛좋은 쇠고기엔 귤알이 터진 듯, 서리가 내린 듯 하얀 지방이 골고루 박혀있다. 이 ‘서리’ 속엔 불포화 지방산인 올레인산이 맛을 결정하는데 특히 한우에 풍부하다.

◇광우병 걱정마라

한때 소가 음식 찌꺼기를 먹었기 때문에 광우병에 걸릴 수 있고 따라서 사람도 vCJD에 걸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의학적으로 근거없다. 올초 중앙가축방역협회에서 섣불리 음식물 찌꺼기 사료 사용을 금지해 혼란만 증폭시킨 셈이다.

vCJD는 변형 프리온이 특정 먹이사슬을 거쳐야 생긴다. 영국에선 1980년대초 양들에게서 변형 프리온이 원인인 스크래피병이 생겼고 1986년 이 병으로 몰사한 양의 뇌 뼈 장기를 갈아서 만든 동물사료를 먹은 소에게서 광우병이, 1996년 사람에게서 vCJD가 발병했다.

현재 vCJD가 발병한 곳은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남아공 등 모두 영국과 연관된 나라다. 대표적 육류 소비국가인 미국에선 광우병도 vCJD도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소의 광우병도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우리나라에서 vCJD를 걱정하는 것은 기우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영국을 비롯한 유럽의 동물사료나 쇠고기가 국내 유입되는지 감시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시민들은 프리온이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뇌나 등골을 먹는 식습관은 고치는 것이 좋다. 또 vCJD 발병과 관련없이 고기의 탄 부위를 먹지 않고 기름은 떼어내고 살코기만 먹으며 가급적 튀긴 고기나 패스트 푸드를 피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 (도움말〓삼성서울병원 영양과 조영연과장, 서울중앙병원 서애리영양사)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내 체질에 맞는 육류는?

광우병 사태 이후 요즘 닭고기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방의 체질론에선 소에게 체질에 맞지 않는 사료를 먹였기 때문에 광우병이 생긴 것으로 본다. 인공사료가 소의 간에 열을 과하게 발생시켜 생긴 병이란 것이다. 소 돼지에게도 체질에 맞지 않는 사료를 먹였을 때 병이 생기듯 사람도 마찬가지다.

▽소음인〓위가 냉한 체질이기 때문에 개고기 닭고기 양고기 등 열이 많은 고기가 좋다. 따뜻한 성질을 가진 소고기도 좋지 않지만 차가운 성질이 강한 돼지고기와 아나고회를 제외한 생선회가 가장 해롭다. 한성(寒性)의 고기를 먹으면 위 뿐만 아니라 자궁 대장까지 차가워져 여성은 냉이 심해지고 남성은 발기부전 등이 생긴다.

▽소양인〓소음인과 반대로 위(胃)가 뜨거운 것이 특징. 냉성(冷性)인 돼지고기 생선회가 좋고 개고기 닭고기 계란 등 열성(熱性) 음식은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닭고기를 많이 먹으면 식욕이 왕성해져 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열성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위 가슴 머리가 뜨거워져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이나 어지러움증 탈모 가슴답답증 등을 일으킨다. 심하면 건망증 당뇨병 중풍 등이 온다. 소양인 체질의 어린이가 온성(溫性)인 소고기 먹고 찬바람 맞으면 고열을 동반한 감기나 피부 가려움증에 시달릴 수 있다.

▽태음인〓식도와 위가 연결되는 부분인 위완(胃脘)이 차기 때문에 이를 따뜻하게 해주는 소고기가 궁합에 맞는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위완 대장이 더욱 차져 설사 이질 음부습진 등이 생길 수 있다. 개고기 닭고기는 살이 찌는 음식.

▽태양인〓1만명중 10명도 안되며 간이 허하고 페기능이 좋은 것은 특징. 육류중 궁합이 맞는 음식이 거의 없으며 머루 달래 등 산속 음식이 몸에 좋다.(도움말〓뉴코아한의원 이세훈원장, 여성한의원 이은미원장)

◇나의 체질은?

체 질

외 형

성 격

태양인

상체 발달, 하체 허약, 몸이 역삼각형

리더십이 강하고 외향적, 독선적

태음인

상하체 고루 발달, 살이 찌고 몸이 사각형

내성적, 침착하고 느긋, 인내형

소양인

가슴이 발달, 엉덩이 빈약, 역삼각형

명랑 적극적, 지구력 부족, 의협심 강함

소음인

하체 발달, 마른 편이며 몸은 삼각형

내성적, 침착, 소극적이고 추진력 약함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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