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에 근무하는 20대 후반의 L씨는 급한 일이 생겨 친구 결혼식에 갈 수 없었다. 비록 참석은 못했지만 축의금은 꼭 전하고 싶었던 L씨. 한 E메일송금 사이트에 접속, E메일로 축하메시지와 함께 3만원을 송금했다. L씨는 친구의 은행계좌번호를 몰랐지만 E메일로 송금하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었다. L씨는 열흘 뒤 친구로부터 축의금을 잘 받았다는 답신 E메일을 받았다.
휴대전화와 E메일이 의사소통수단을 넘어 소액 전자상거래 지불결제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소액결제는 최근 인터넷사이트의 유료화 바람을 타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월 콘텐츠를 유료화한 인티즌의 공병호대표는 “소액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이 많다”면서 “전체 이용고객의 70%가 휴대전화로 결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와우코인(www.wowcoin.co.kr) 텔레디트(www.teledit.co.kr) 아이엠페이(www.impay.co.kr) 모빌리언스(www.mobilians.co.kr) 엠차지(www.mcharge.co.kr) 등 휴대전화 소액결제 대행업체들은 신바람을 내고 있다. 와우코인의 남승우 전략기획팀장은 “매출이 급신장하고 있으며 콘텐츠 업체들의 제휴문의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이용한 결제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 휴대전화 이용요금과 함께 청구되기 때문에 고객은 미리 카드를 살 필요가 없다.
휴대전화는 인터넷 콘텐츠를 사는 데만 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자동판매기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나 지하철 티켓 대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아 식당에서 밥값을 낼 때도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E메일 송금과 결제는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9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페이팔(PayPal.com)의 경우 1월말 현재 가입자가 600만명을 돌파했다. 작년 3월 페이팔을 인수한 엑스닷컴(X.com)은 11월 이 서비스에 전념하기 위해 본업인 인터넷은행업무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서는 이제 갓 도입되는 단계지만 각종 회비 납부 경매대금지급 모금 등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
인터넷 업계에서는 메일캐스터(www.mailbanking.co.kr)와 페이레터(www.payletter.com)가, 금융계에서는 주택은행(www.npaykorea.com)과 신한은행(www.moneymail.co.kr) 등이 E메일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 3개사는 준비중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