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미국 여성 가운데 최고 연봉을 받으며 커리어우먼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녀가 “이제는 비디오로 아이들 생일을 봐야 하는 생활에 지쳤다”며 세 명의 자녀들에게 전념하기로 한 것.
가정을 위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자리를 떠나는 것이 당시만 해도 희귀한 경우였지만 그 후 또다른 유명인사들이 뒤를 이으면서 이런 사례는 더 이상 드물지 않은 일이 됐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최근호는 “70, 80년대의 ‘투쟁적인 페미니즘’에 입각해 가정과 직장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려는 ‘해빙 잇 올(Having it all)’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대신 결혼 후 일단 직업을 포기한 뒤 아이를 키우고 나서 다시 일을 갖는 식으로 일과 가정을 병립시키는 ‘해빙 섬 오브 잇 올(Having some of it all)’의 시대가 오고 있다는 것.
특히 일에만 몰두해온 전문직 종사자를 어머니로 두었거나 결손가정에서 자란 여성들일수록 이런 성향은 두드러진다.
이러다 보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선 프리랜서나 수의사, 컴퓨터전문가 등 결혼 후에도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유연성 높은 직업이 선호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뉴스위크는 “이런 추세에도 불구하고 기혼여성이 다시 사회에 나와 의미있고 만족스러운 일을 얻기란 미국에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