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제목은 ‘내가 만든 꽃다발’. 신나라뮤직 발매.
“몇해 전 파리에 갔을 때, 친한 후배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됐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짜리 그집 딸아이가 뭔가 송알송알 외우고 있더군요. 프랑스에선 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2주에 한편씩 시를 외우게 한다나요.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는 얼마나 많은 시가 머릿속에 남아 있을까, 그렇게 어른이 되어서는 얼마나 여유로운 마음으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부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앨범에서는 차분하면서 이지적인 그의 음성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문정희의 ‘한계령 연가’의 새하얀 풍경에는 비발디 ‘사계절’ 중 겨울의 위태위태한 알레그로가 그럴듯하게 어울려들고, 이동순의 ‘가을 저녁’의 스산한 풍경에는 포레의 ‘파반’이 호젓한 밑그림을 그려넣는다.
20년 동안 방송에서 읊은 시만 7000여편이 넘는다는 그는 “시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길이 막힌 답답한 길 위에서나, 그리운 사람이 많이 보고 싶은 날, 이 음반이 위로가 되었으면…” 이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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